보험사들이 최근 배당성향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이 계속 어려워지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하락 방어 차원으로 풀이된다. 배당성향을 크게 높인 보험사 주가 하락폭은 배당을 줄인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험업계 및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보험사들이 1년 전과 비교해 배당성향을 크게 높였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배당 비율을 각각 55.6%와 48.7%로 높였다. 1년 전과 비교 시 12.3%포인트, 20.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교보생명은 18.7%→29.5%로, 현대해상은 25.1%→28%로 배당 비율을 늘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배당성향을 50%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삼성전자 주식 매각 잔여분을 가산한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성장했다. 그간 주주들의 배당에 대한 니즈가 높았기 때문에 배당을 늘렸다"고 말했다.
실적이 나빠진 보험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아진 것과 같은 착시효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환원 일환으로 배당을 높인 점도 주효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아 배당성향 계산 시 분모가 낮아져 배당을 많이 주는 것과 같이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당기순이익 100억원중 배당금으로 20억원이 지급됐다면 배당성향은 20%가 된다.
이밖에 다른 보험사들도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40.2%), 메리츠화재(35.3%), 교보생명(29.5%), 현대해상(28%)에 이어 DB손해보험(25.5%), 동양생명(24.8%), 한화생명(22.2%) 순으로 배당이 높다.
현대해상, DB손보의 올해 배당성향도 각각 2.9%, 0.9% 높아졌다.
최근처럼 주가 급락이 클 경우 배당성향을 높여 투자자 이탈을 방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에게도 유리한 정책이다. 실제로 배당을 크게 높인 보험사 주가는 배당을 줄이거나 비슷하게 유지한 보험사보다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한 예로 2015년부터 2018년 3년 사이 배당성향을 31.2%에서 24.2%로 7% 줄인 한화생명의 2015년 1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 주가는 7000원에서 4000원으로 42%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을 6.7%에서 18.4%로 3배(+11.7%) 가량 높인 한화손해보험 주가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 등락이 있었지만 6000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부터 2018년 3년 사이 배당성향을 27.5%에서 28.6%로 1.1% 높인 삼성생명 주가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18%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을 26.5%에서 48.3%로 21.8% 높인 삼성화재 주가는 30만원에서 27만원으로 10% 떨어져 하락폭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