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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의 '굿 초이스', 유동성 기반 '내수 확대' 전략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3-31 11:11:00

현대차, 현금성자산 8.6조…유동성 우려 크지 않아

코로나 우려↓ㆍ건재한 크레딧 라인…정 부회장 자사주 매입

글로벌 완성차업체, 2개 분기 매출 급감 버틸 수 있는 상황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태가 종식되면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현재는 물론 향후 전개될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아직 안심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소 주춤해졌다.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된 분위기다. 내수 확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현대차 계획이 적중할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코로나19 사태 우려로 현대차와 기아차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국내 완성차업체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중국 둥펑, 베이징, 지리 등 자동차업체도 하향 검토대상에 올렸으며 포드는 이미 한단계 하향 조정됐다.

포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678%로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가장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용등급 하락은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자동차산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충격이 큰 업종으로 꼽힌다. 소비심리는 물론 이동통제 여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대표 업종으로 고정비 부담이 크다는 것도 문제다. 그만큼 기업별 유동성이 충분하지 여부가 중요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소수업체를 제외하고 글로벌 완성차업체 유동성은 약 2개분기 이상 매출 급감을 버틸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기준 8조6820억원 규모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고정비 대표 항목인 인건비와 이자비용은 각각 연간 약 3조2000억원, 3000억원으로 유동성 우려는 크지 않다. 실제로 벤츠, 도요타, GM 등은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현대차는 내수로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북미와 유럽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유럽,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GM은 중국 비중이 40%에 달하지만 부채 부담이 상당하다.
 

현대차가 유동성 확보를 바탕으로 한 내수 확대 전략이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유효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 ]

2019년 기준 현대차 지역별 판매비중을 보면 내수는 17%, 미국과 중국은 각각 16%, 서유럽 12%, 인도 12% 등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해외 경쟁업체들이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현대차가 계획한 ‘내수 확대’ 전략도 유효할 전망이다.

현대차 주당순자산(PBR)은 0.33배다. 시가총액 대비 자산가치가 3분의 1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로 저평가라는 뜻이다. 물론 지난 수년간 실적 부진 여파로 PBR 1배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역사적으로 낮은 평가를 기록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 이후 수익성(ROE, ROA, 영업이익률 동반)이 점차 개선되고 세단과 SUV 등 라인업을 갖춘 상황에서 최근 주가 폭락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제조업 불황도 장기화될 수 있다”며 “현대차는 내수 기반이 강하고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현 상황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여타국 대비 우려가 덜하다”며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주력 판매시장인 미국, 유럽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어 현대차는 크레딧 라인 등에 문제가 생길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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