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 주와 비교해 0.10% 올랐다. 경기·인천과 신도시 모두 0.06%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동향을 살펴봐도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56주째 한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정부는 전세시장에서 임차인의 안정을 위해 계약갱신청구에 따른 차임 등은 이전 계약보다 증액할 경우 최대 5% 상한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여기에 임대차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도 도입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 도입이 오히려 세입자들을 전세난민으로 내몰고 있는 모양새다. 임대차 3법 시행과 함께 세입자를 내보내고 빈집으로 두겠다는 집주인들과 몇달치 월세를 손해배상액으로 물어주고 전세 임차인을 월세로 바꾸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의 잠김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L 부동산 관계자는 "잠실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파크리오, 엘스 등의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모두 거둬들이고 있다"며 "인근 2만여가구 모든 단지를 통틀어 전세매물이 10건이 채 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련 제도 도입에 따른 시장 혼선이 불거지면서 임대인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결국 전·월세 주택의 공급축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임대료를 규제하기보다는 도심지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의 다른 임대시장 안정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보유세 부담과 저금리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오히려 정부의 규제로 절세 등을 위해 집주인이 주소이전을 한 채 집을 비워두거나 세입자를 가려 받는 렌트 콘트롤(rent control)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