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토교통부의 2020시공능력평가순위에 따르면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올해 15, 35위를 기록하며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2계단, 8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건설업황 부진 속에 실적평가액에서 별다른 상승을 이뤄내지 못했음에도 순위가 상승한 이유는 재무구조 안정화를 바탕으로 경영평가액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중흥토건의 올해 실적평가액은 5109억원으로 지난해 5050억원보다 59억원 오르며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경영평가액은 1조5327억원으로 지난해 1조942억원에 비해 40% 증가했다. 총 시평액 2조1955억원의 70%가량을 경영평가액으로 채운 것이다. 경영평가액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지난해 차입금을 대거 상환하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을 29%로 낮췄기 때문이다. 2018년 말 137%에 비해 108%포인트나 낮아졌다.
중흥건설도 경영평가액이 8070억원으로 전체 시평액 1조2709억원 중 60% 이상을 차지했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말 기준 40%로 2018년 말 56%보다 더욱 수치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중흥건설그룹이 재무건전성 안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프로젝트 수행 시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 안정적인 자금을 운영하기 위한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채무를 바탕으로 무리한 사업확장을 이어오며 재무구조가 악화된 과거도 있기 때문이다.
매출 대부분이 아파트 분양 매출과 공사 매출로 구성된 중흥그룹은 지난 2015년 중흥S-클래스 광교신도시 등 수도권 신규 주택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차입을 통해 재무구조가 취약해졌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중흥토건은 2015년 차입금이 1조1750억원으로 전년(6294억원)보다 5456억원 늘었고, 부채비율 역시 468.6%로 42.8%포인트 증가했다. 당시 높은 부채비율로 신용도 하락과 기업부실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지적됐었다.
이후 중흥그룹은 시티건설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재무구조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중흥그룹은 업황 변동이 심한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리스크 높은 자체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지 매입비용 및 금융비용 등을 자체 자금으로 조달하면서 금융비용을 낮추는 구조를 갖춘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분야를 주로 영위하는 중견건설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한 자금조달 대신 자체적인 자금을 통한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중흥그룹 역시 수익발생 후 토지매입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는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빠르게 재무안정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