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14일 ‘아이폰 12’와 미니, 프로와 프로 맥스 등 4가지 제품을 발표했다. 한국에서 23일 사전 주문 받고 30일 출시한다.
아이폰12 출시는 LG전자 LG 윙을 시험대에 오르게 만들었다.
지난 6일 출시된 LG 윙은 LG전자 모바일 부문인 MC 사업본부 야심작이다. 앞 화면을 가로로 돌린 스위블 모드에서 카메라를 켜면 짐볼 기능을 활성화해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다. 애플도 1초에 11조회 연산하는 A14 바이오닉 칩과 공간 감지·거리 측정 기술인 라이다(LiDAR) 센서로 사진과 영상의 깊이를 한층 끌어올렸다.
출시 초반 구축이 덜 된 앱 생태계는 부담이다. 자체 운영체제 iOS를 가진 애플은 개별 제품은 물론, 자사 제품 간 경험의 통일성을 내세운다. 반면 LG 윙은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만든 구글, 기타 앱 개발사들과 윙에 걸맞는 사용자 환경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크기로 따져도 싸움은 4대 1이다. 아이폰12 미니는 화면이 5.4인치임에도 아이폰8, SE보다 작고 무게도 133g으로 더 가볍다. 단 하나의 크기(주 화면 6.8인치)로 출시된 LG 윙 사용자는 260g 무게를 감내해야 한다.
점유율 격차는 장기간 풀어야 할 숙제다. LG전자 스마트폰 상반기 세계 점유율은 1.2%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화웨이와 삼성전자가 각각 20%로 1위, 애플이 14%로 3위다. 그 아래 샤오미와 오포, 비보와 레노보 등이 있다. LG전자가 넘어야 할 벽이 많다. 다만 LG 윙이 독보적인 디자인으로 사용자 경험에 앞설 수 있다는 점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아이폰12 출시는 4분기 LG 스마트폰 적자 감소 규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을 늘린다는 건 경쟁사 사용자를 뺏는다는 뜻이다. 다른 회사는 물론 애플 5G폰 수요도 일부 흡수해야 주요 제조사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당시 LG전자는 2020년 하반기까지 미국 내 5G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자신했다. 계획대로라면 이번 분기 안에 애플에 맞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비장의 무기는 이미 예고됐다. LG전자는 윙을 교두보 삼아 내년 화면을 말았다 펴는 롤러블 폰으로 도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