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미국·유럽 등 해외 긴급사용승인 절차도 동시에 추진해 내년 1월 이들 국가에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CT-P59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를 선별해 만든 항체치료제로, 임상 2상 시험 결과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번 글로벌 임상 2상은 한국 식약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유럽의약품청(EMA)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디자인됐으며, 대한민국,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가 참여해 지난 11월25일 최종 투약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시험의 상세 데이터를 국내외 전문가 및 자체 평가를 통해 분석 완료하고 CT-P59에 대한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는데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해, 즉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식약처는 코로나 백신·치료제 허가전담심사팀을 별도로 만들고 기존 180일 이상 걸리는 심사기간을 40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금년 2월 개발 초기부터 허가신청까지 셀트리온과 밀접한 상담을 통해 임상 2상 기간을 10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안전성·효과성이 충분히 확인되는 경우 현재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 결과를 허가 후에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CT-P59가 심사기준을 충족한다면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CT-P59의 안정성·효능과 관련한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는 식약처의 요청으로 인해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비공개로 유지된다. 최근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점을 감안, 국가기관의 보다 객관적이고 엄정한 검증과 평가를 거치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결과를 근거로 미국, 유럽 긴급사용승인 획득을 위한 절차에도 즉시 착수한다. 미국 FDA 및 유럽 EMA와 이번 임상 2상 결과 데이터를 상세히 공유하면서 승인신청서 제출 관련 협의를 개시하고 내년 1월중 이들 국가 대부분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각 해외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선주문을 받아 긴급사용승인이 나는 대로 최대한 빠르게 자국 내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59가 조속히 국내에 공급돼 국내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에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심사기간 식약처의 모든 문의와 요청에 성실하고 신속히 응하면서 해외 허가절차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면서 "이를 통해 CT-P59가 성분명 '레그단비맙'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간절히 바라는 전세계 국민들의 염원에 내리는 한줄기 희망의 단비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 항체 치료제 조건부 허가 신청을 앞둔 셀트리온은 지난 27일 임직원들에게 주식 거래 금지를 공지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코로나 치료제 개발로 인해 회사 임직원의 주식 매매는 사회적인 관심은 물론 개인의 법적 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다”며 “코로나 치료제 허가 시까지 모든 임직원 및 그 가족의 ‘셀트리온그룹 상장사’ 주식 거래를 금지할 것을 공지한다”고 했다.
셀트리온 임직원들이 최근 대규모 주식을 잇따라 처분한 것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인 10억원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에 주식을 처분한 8명 중 5명은 주식 보유 금액이 10억원 이하로 내려갔다. 이를 통해 이들은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주식 10억원 보유)에서 벗어나게 됐다. 한 종목 1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는 양도차익의 2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번 코로나 치료제 진두지휘를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상태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서 회장이 물러나면 셀트리온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