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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코로나 '보복소비' 폭발…백화점 명품 매출 늘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지수 기자
2020-12-30 17:41:53

전체 매출 중 명품 비중 30%...작년 대비 6% 증가

"명품이 살길" 해외 명품 구성비 높이고 MZ세대 공략

서울 강남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보복 소비'로 고가의 제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이러한 소비 성향이 짙어질 것으로 전망돼 백화점업계에서는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 비중이 전년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업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백화점 총매출 가운데 해외유명브랜드 비중이 28.9%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작년보다 17.9% 증가했다. 잡화와 여성정장, 여성캐쥬얼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24.8%, 15.8%, 25.2% 감소한 것과 비교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명품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백화점 구매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감소했지만 구매단가는 24.8% 늘었다. 대중적인 제품을 여러 개 구매하는 고객보다 값비싼 제품을 하나씩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각 백화점의 명품 매출 증가세도 이를 보여준다. 1~11월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은 16% 늘었고,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출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각 23%, 26% 증가했다. 특히 미래 주요 소비층으로 꼽히는 MZ세대의 명품 구매가 크게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의 해외 명품 매출 가운데 2030 세대 비중은 지난 2018년 44%에서 올해 48%로 확대됐다.

◆소비 패턴 변화로 명품 수요 지속...'보복 소비' 기대도

코로나19 이후 대중적인 제품 대신 고가의 제품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명품 수요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하반기부터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해지면 여행과 명품 등 레저·쇼핑에서 '보복 소비'가 일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에 롯데백화점 본점은 내년 상반기 리뉴얼 작업을 통해 해외 명품 구성비를 15%에서 20%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백화점 3사 가운데 명품 비중이 가장 높은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성장도 전망된다.

다만 특정 계층의 소비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마진이 낮은 명품 특성상 의류, 잡화 등 기타 부문의 회복을 전제했을 때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기업가치가 무한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특정 계층의 소비에만 집중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다만 코로나 상황이 진정된다는 가정 하에서는 국면마다 단기적인 투자 매력을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업계 'MZ세대·명품' 공략 속도

백화점업계는 미래 주요 소비층인 2030세대를 잡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2월부터 30대 이하 고객 전용 VIP 멤버십 프로그램인 '클럽YP'를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7년부터 5단계였던 VIP등급을 6단계로 나누면서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새로운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운영한다. 롯데백화점 또한 VIP를 겨냥한 명품 스타일링 클래스를 열고 있다. 특히 8월부터는 월 2회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시크릿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온라인 명품 수요를 잡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현대백화점 온라인몰인 현대몰과 신세계백화점 온라인몰 SSG닷컴의 명품 브랜드 매출은 작년보다 각각 149.1%, 5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에서 직접 매입해 정품 신뢰도가 따라붙는다는 점에서 백화점 계열사 온라인몰이 명품 소비의 주요 채널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백화점은 지역 상권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고 명품으로 다른 오프라인 매장과 차별화하고 있다"면서 "올해 국내 소득 양극화 심화로 고소득층이 늘어면서 명품 등 고가 제품의 잠재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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