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이 재무적투자자(FI)와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작업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미래에셋 프라이빗에쿼티(PE) 등 투자자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지급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깬 것이다.
재판부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기업공개(IPO)와 관련 협조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동시에 재무적투자자 측에도 일부 책임이 있으며, 두산인프라코어가 원고의 자료제공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신의성실에 반해 조건 성취를 방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재무적투자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측이 IPO를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고, 매각 작업에 협조하지 않는 등 주주 간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015년 말 소송을 제기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IPO 무산이 경기 악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이후 매각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반박해왔다.
법조계는 대법원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매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만큼 추후 열릴 파기환송심 재판도 두산 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패소했다면 두산인프라코어는 8000억원 규모의 우발 채무를 떠안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FI로부터 20%의 지분을 되사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최대 리스크로 꼽혔다.
하지만 재판 승소로 이점이 해결되면서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본계약과 이후 인수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달 31일까지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