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 맞서 경영권 분쟁을 예고한 박철완 상무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가 금호리조트 인수에 대해 비판한 것과 마찬가지로, 신용평가사들도 금호리조트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이스신평)는 금호석유화학의 금호리조트 인수에 대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며, 재무안정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리조트 인수를 결정했다.
나이스신평은 “금호리조트와 금호홀딩스는 수익성이 매우 낮고, 특히 2019년에는 300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익창출력이 열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산업을 핵심사업으로 하는 금호석유화학의 사업구조 등을 고려할 때 사업적 시너지나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나이스신평의 판단이다.
한국신용평가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영업실적이 회복되더라도 동사의 연결 실적에서 차지하는 이익기여도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신평사의 이 같은 판단이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확보 행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예고한 박철완 상무는 앞선 주주제안을 통해 “금호석유화학과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으며, 오히려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금호리조트 인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가 자신의 의견에 대한 근거로 신평사의 분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위해 우호지분 확보가 중요한 현 상황에서, 신평사의 의견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표방하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국민연금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8.16%, 소액주주 지분은 약 48.5%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율 열세인 박 상무가 박 회장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을 비교적 잘 짠 것으로 보인다”며 “주총 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