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자신의 주주제안은 회사를 위한 것이라며 정당성을 피력했다. 호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경영진과 이사회를 쇄신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박철완 상무는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비운의 오너 일가도 아니고, 삼촌과 분쟁하는 조카도 아니다”라며 개인적 문제 때문에 주주제안을 한 것이 아님을 밝혔다.
박 상무는 “일각에서 제 주주제안의 진의를 파악하기보다는 ‘조카의 난’이라는 한마디로 치부하고 있지만, 기업 경영은 이런 단어로 요약될 만큼 가볍고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 일가로부터 사업·인사 등에서 밀려나는 등 개인적 문제 때문에 경영권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 대한 반박이다.
이어서 박 상무는 주주제안 목적에 대해 “조직 구성원이자 최대 주주인 특수한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금호석유화학의 도약을 이끌어 저를 포함해 회사 미래를 기대하는 모든 분께 더 큰 가치를 되돌려드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이날 회견을 통해 현 경영진과 이사회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비판했다.
경영진은 배임 등으로 경영권을 남용했고, 이사회는 이를 견제하지 못하고 방임해 회사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금호리조트 인수를 언급한 박 상무는 “석유화학 기업인 금호석유화학과 어떤 사업 연관성도 없고 시너지가 발생할 수 없다”며 “가격도 현격히 높은 수준에서 인수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정상적인 이사회와 투명한 거버넌스, 합리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기업이라면 이런 인수가 불가능했다”는 것이 박 상무의 의견이다.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호실적에 안도할 때가 아니다”라며 “뛰어난 성과에도 주주가치가 저평가됐고, 평균을 한참 밑도는 배당 성향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적신호”라고 지적했다.
박 상무는 현재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금호리조트 인수 중단 △저평가된 기업가치 정상화 △전문성·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 통한 거버넌스 개선 등의 3대 선결 과제를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5년 내 시가 총액 20조원 달성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것이 박 상무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맡을 외부 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할 방침이다.
박 상무는 “3M에서 LG화학으로 간 전문경영인 신학철 부회장과 같은 분들을 모셔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그런 분들이 회사를 선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표 대결 전망과 우호지분에 대해서는 “퍼블릭컴퍼니를 만들어 기업·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제 캠페인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 상무는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패하더라도 조직 구성원과 최대 주주로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계속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모친을 특수 관계인으로 추가하고 회사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도 저와 가족이 회사와 운명공동체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 측의 반대에 대해서는 “제 주주제안으로 결국 기업가치가 올라갔을 때 회사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혜택이 있을 것”이라며 포용 의지를 드러냈다.
제안한 배당금액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제 제안대로 올려도 동종업계나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고, 배당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한다”며 “순수 잉여 현금으로 50% 수준의 안정적 배당을 유지한다는 정책을 시장과 공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