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최근 공시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92%로, 한달 전에 비해 0.1%포인트 올랐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코픽스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 간 큰 폭의 변동 없이 0.8%대를 유지해 왔다.
정확히 1년 만에 코픽스는 0.9%대로 올라 동 기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픽스가 은행 대출시장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이유는 주담대의 바로미터 성격을 가지기 때문인데, 시중은행을 포함한 국내 8개 은행들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의미한다.
은행이 실제 판매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되기 때문에 코픽스가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이 많은 이자를 부담해서 돈을 확보한다는 뜻이다. 결국 돈을 빌린 차주는 비싼 이자로 주담대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이달 16일부터 업권에 적용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당장 주요 은행들 주담대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 현재 KB국민은행이 취급하는 최고 금리가 4% 가까이 육박하며,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도 3.6%대 금리를 보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당국은 은행권과 합동으로 차주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2년여 전 출시됐다가 급격한 금리 하락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판매하지 않은 '금리 상승 위험 완화형' 주담대를 재판매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국은 금리 상한형, 월 상한 고정형 주담대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도록 주문했고, 현재는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 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다.
금리 상한형은 금리 상승 폭을 연간 0.75%포인트 이내로 제한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대출자는 최대 0.2%포인트 금리를 더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신규로 변동금리 주담대를 신청할 때도 요청할 수 있다. 상승 폭을 제한해 향후 금리가 올랐더라도 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월 상환액 고정형은 10년간 금리 상승 폭을 연간 1%포인트로 제한한다. 이후 일반 변동 금리 대출로 전환하거나 월 상환액을 재산정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출자는 대환을 활용할 수 있다. 차주는 변동 금리와 비교해 최대 연 0.3%포인트를 추가할 수 있다.
다만 은행들은 이같은 위험 완화형 상품 판매가 전체 주담대 취급 영역에서 차지할 비중을 고려하는 한편, 내년까지 판매 추이를 지켜보고 시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듯 시장금리에도 일찌감치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차주 이자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책을 강구하면서 은행연합회 등 업계 유관기관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