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상반기가 끝난 6월 말 기준 293%까지 떨어졌다. 2019년 (813.9%)과 2020년(634.5%)과 비교하면 축소폭이 두드러진다. 상반기까지 차입금 의존도는 50.6%로 61% 수준을 보였던 작년 말보다 감소했다. 당좌비율은 지난해말 40.6%에서 66.0%로 개선됐다.
지속적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배경으로는 화물 사업 강화 전략이 꼽힌다. 해운 물류대란에 따른 반사 이익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줄어든 자리를 화물 수요로 채우면서 효율성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좌석 위에 화물 탑재 장치를 설치하거나 개조해 화물을 실어왔다.
올해 상반기 항공 운송 부문에서 대한항공의 화물 관련 매출액은 2조 8638억원, 전체 매출의 77.4%를 차지했다. 연말까지 작년 한해 화물 매출액(4조 2507억원)을 거뜬히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상증자와 더불어 사택 매각, 기내식·기판사업 매각 등 적극적으로 유휴 자산 매각에 나선 것도 재무건전성 개선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호실적을 냈던 1·2분기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흑자 전환 등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를 보면 대한항공의 별도 기준 3분기 매출액은 2조 1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00% 급증한 2809억원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다 위드 코로나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면 대한항공의 실적에 또 다른 긍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3일 하와이행 항공기의 운항을 재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했던 또 다른 노선의 운항 재개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여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대한항공은 항공 화물 수요와 모객 능력까지 있어 다른 항공사들과 다른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