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연체율 사상 최저?… "대출 급증 속 착시 현상"

은행에서 돈을 빌린 차주가 한 달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연체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계대출 규모가 역대급으로 불어나 연체율 산식의 분모인 은행 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24%로 나타났다. 전달 보다 0.05%포인트(p) 떨어진 것으로 역대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대출 주체별로는 가계대출 연체율이 8월 0.19%에서 9월 0.17%로 줄었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0.36%에서 0.30%로 낮아졌다. 세부 대출 종류별 연체율을 보면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0.11%,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0.30%로 집계돼, 한 달 새 각각 0.01%포인트와 0.07%포인트가 하락했다.

대기업(0.28%), 중소법인(0.40%), 개인사업자(0.19%) 대출의 연체율도 각각 0.02%포인트, 0.11%포인트, 0.03%포인트 떨어졌다.

9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8000억원으로 8월보다 2000억원 줄었고, 연체채권 정리 규모(1조7000억원)는 1조원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 하락에 관해 “은행 대출 규모가 꾸준히 늘어 연체율 산식의 분모가 커졌고 대출 만기 연장 등 지원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