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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모든 길은 신세계로 통한다" 용진이 형의 대담한 매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호영 기자
2021-11-16 08:19:45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 불확실성에 도전…온ㆍ오프 완성형 쇼핑 모델 구축

SSG 랜더스 창단 후 부캐 '제이릴라'로 소통ㆍ재미…'이기는 한해' 가시화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반드시 이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코로나사태 2년차인 올해 초 신년사에서 '대담한 사고와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의지로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정 부회장은 빠른 판단력과 신속한 추진력, 파격적이고 과감한 투자로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성공시켰다. '신세계 유니버스'를 향한 '정용진 매직'에 세간의 관심이 일제히 쏠렸다.

'신세계 유니버스(Universe)'는  신세계라는 생태계 속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게 만들겠다는 정용진의 꿈이자 경영철학이다.

신세계의 온오프 유통의 중심 축을 콘텐츠, 고객 경험으로 삼고 이커머스 강화, 매장 리모델링, 복합쇼핑몰과 돔구장까지 이어지는 혁신적인 미래형 유통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올 초 야구단 'SK와이번스'부터 여성패션 전문몰 'W컨셉' 그리고 창사 이래 최대 투자로 불리는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그룹 알짜 '스타벅스' 지분 추가 인수에 이르기까지 온오프라인 완성형 소핑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원대한 의지가 담겨있다. 

올해 정 부회장의 '이기는' 행보의 첫 시작은 '온라인'이다.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를 야심차게 창단한 배경도 '고객 경험 확장'을 기치로 내건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 확장에 있다. 야구팬층과 온라인 시장 주력 소비층이 일치하면서 시너지가 클 것이란 예상이다.

식품과 생활 용품, 반려동물 용품 등 각종 상품과 서비스 개발로 야구장 밖 사람들이 프로야구를 접하도록 방법과 기회 모색에 나서겠다는 계획은 이달 '제이릴라' 캐릭터 연관 사업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2021년 신세계그룹 주요 인수 사안 정리]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 정용진, 부캐 '제이릴라'로 '재미+소통'...'신세계 유니버스' 사업 확장

정용진 부회장의 부캐릭터 고릴라 '제이릴라'는 '신세계 유니버스'의 상징이자, '이기는 신세계'의 일등공신이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제이릴라'를 종종 등장시켜 재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소비자들과 댓글을 통해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정 부회장은 그룹 수장으로서는 흔치 않게 인스타그램 소통에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팔로잉한 소비자만 70만명이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응원 영상, 요리하는 모습, 푸들과의 일상 등을 통해 사업의 많은 부분을 직접 제안하고 챙겨온 일면뿐 아니라 신세계의 방향성까지 공유하면서 신세계 유니버스를 넓히고 있다.

3월 SSG랜더스 창단 후 신세계푸드(이마트 상표권 양도)는 4월 '제이릴라'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고 SSG랜더스 연관 스토리텔링으로 캐릭터 육성에 집중해왔다. 그동안 모자 등을 산발적으로 제시해오다 이달 11일 베이커리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공식화했다. 청담동 SSG푸드마켓 1층에 빵집도 냈다. 이외 패션과 리빙, 게임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캐릭터 적용 가능성을 열어놨다.

야구단 인수 시 인프라 확대로 제시한 돔구장은 물론 4조57000억원가량을 투자해 조성하는 화성국제테마파크도 신세계 유니버스 구현을 위한 수순이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사진=제이릴라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제이릴라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 '불확실성'에 도전...그룹 반전 기회 '이베이코리아' 붙든 정용진

정 부회장 도전의 정점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다. 누구나 기회인 것은 알았지만 시너지 등 모든 게 불확실할 때 과감히 한 수를 던졌다. 변화와 혁신의 신세계 DNA가 발동한 것이다. 그때 "신세계니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 부회장과 신세계의 '세상에 없던' 가치 실현에 대한 기대였다.

6월 정용진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두번 다시 없는 기회를 신세계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어 7월 그룹 알짜 실적의 스타벅스 추가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코로나 사태에도 승승장구하던 스타벅스는 완전히 신세계 소유가 됐다.
 
이제 문제는 인수에 따른 성과다. 올 한해에만 약 4조3000억원대 인수 대금을 회사채 발행과 본사 사옥 매각 등으로 조달한 이마트를 보면 오로지 목표에 집중한 채 내달리는 모습이다. 온라인 부문 성장을 위해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 투자도 지속한다. 최근 대형 PP센터 확대 계획(2025년까지 70개)으로 이를 가시화했다.

이달 15일 자회사로 편입하면 내년부터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너지 기반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월 오픈마켓 도입으로 볼륨 확대에 나선 SSG닷컴은 이베이코리아의 270만 유료 고객과 국내 최대 규모 셀러, IT 전문가 등 확보를 통해 성장하리란 기대감이 크다.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 정용진, 조직에 '유연한 문화' 강조...'이베이' 등 외부와의 시너지 기반 다져

다만 결실로 맺기까지 전통 오프라인 유통 조직 문화와 이커머스 조직 문화 간 화학적인 융합과 조화, 그리고 투자에 걸맞는 실적 등으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당분간 각자 조직을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 20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와 약 3조9000억원대 SSG닷컴은 거래액 22조원대 쿠팡을 제치고 이커머스시장 2위로 올라선 상태다. 이제 단순 합산 수치를 넘어 신세계 온라인 구조적 변화까지 스며드는 시너지,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룹 전반 전망도 밝다. 지난 11일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를 이사회로부터 승인 받고 사상 첫 분기 매출 6조원대를 넘어선 3분기 실적표를 받아들었다. 2019년 '선택과 집중' 구조조정 이후 다소 등락은 있지만 3분기까지 실적은 상향선을 긋고 있다.

시장 예상보다 앞당겨 상장 대표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짓고 내년 상장을 본격화한 SSG닷컴은 상장 후 기업가치 최대 10조원에 이르리란 관측이 나온다.

정용진 부회장은 일찌감치 외부 인재에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강조하면서 부침과 변화에 대한 신세계 조직 대응을 독려해왔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 결정의 기준"이라고 밝힌 정용진 부회장. '모든 길은 신세계로 통한다'는 그의 '대담한 매직'은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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