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메타(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코로나19 관련 직원들의 안전을 이유로 CES 2022에 참가하지 않기로 하면서 오프라인 행사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예정대로 열리면서 행사에 참여한 한국 기업 416곳과 다수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주목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투명 OLED 최초 공개하는 LGD...삼성전자, 스타트업 전시관도 지원
LG디스플레이는 CES 2022에서 쇼핑몰과 사무실, 가정 등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 가능한 투명 올레드(OLED) 솔루션을 공개한다. 55인치 투명 올레드 4대를 상하좌우로 이어 붙여 매장 외부에 설치 가능한 '투명 쇼윈도'와 투명 올레드에 진열대를 결합한 제품 프로모션용 '투명 쇼케이스'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진열된 상품과 함께 투명 올레드를 통해 상품 정보, 그래픽 효과 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정에서는 투명 올레드 2대를 상하로 연결한 형태의 인테리어용 홈 스크린 콘셉트인 '투명 쉘프(Shelf)'를 소개한다. 투명한 화면이 기존 거실벽과 조화를 이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효과를 낸다. 영상 감상뿐만 아니라 아트 갤러리나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화면을 켜지 않아도 시계 등을 항상 표시해주는 기능) 모드로도 활용 가능한 점을 강조하며 미래 가정용 디스플레이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투명 올레드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의 장점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기존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투명도가 높으면서도 얇고 가벼워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
다.
국내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은 △어린이의 스마트 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AI 솔루션 '필로토' △온라인 시험 AI 관리감독 서비스 '프로바' △모빌을 이용한 영아 사시 조기 발견 솔루션 '이노비전' △LED 가이드로 쉽게 학습이 가능한 스마트 전자기타 '잼스타' 등이 참여했다.
이밖에 반려견 찾기, AI, 3D 오디오, 메타버스 등 9개 스타트업도 함께 전시한다.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가 직접 육성한 5개의 스타트업과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육성한 4개의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 메타버스·로보틱스 기술로 미래 이동수단 제시
현대자동차그룹은 CES 2022에서 로보틱스(로봇을 다루는 기술 분야) 기술과 메타버스 등을 통해 인류 사회에 가져올 이동수단의 역할과 미래 변화상 등을 제시한다. 특히 모든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모빌리티 오브 띵스(Mobility of Things·MoT)’ 생태계 실현을 위한 핵심 로보틱스 기술 기반의 ‘PnD(Plug & Drive) 모듈’을 최초로 공개한다. 로보틱스 기술이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에서의 경험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구체적인 예시들과 함께 소개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실과 가상 세계를 결합한 전시 콘텐츠로 미래 모빌리티 신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메타버스 공간에서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전시장에 입장한 관람객은 키오스크에서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원하는 모습의 캐릭터를 생성한다. 성별은 물론 안경, 머리카락, 표정까지 인식해 관람객과 비슷한 캐릭터를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할 수 있다. 이 캐릭터는 현대모비스의 메타버스 공간인 ‘M.Vision Town’으로 입장하고, 실제 관람객은 스크린 속 본인의 캐릭터를 통해 전시 공간을 체험하는 방식이다.
혁신 기술을 적용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2종도 CES 2022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이들 콘셉트카를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콘셉트카는 제자리 회전은 물론, 네 바퀴가 90도로 꺾여 평행주차도 가능하다. 그릴 앞 부분에 장착된 커뮤니케이션 램프로 주위와 소통도 한다. 관람객들은 메타버스 속 경험처럼 차량이 제자리 회전을 하고 바퀴를 돌려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을 전시장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커뮤니케이션실장인 박진호 상무는 “최근 가속화되는 메타버스 트렌드와 현대모비스의 기술을 융합시킨 전시로 기획했다”며 “전세계 고객들이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구현되는 현대모비스의 다양한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첫 참가...해양 모빌리티 청사진 소개 전망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에 처음으로 CES에서 전시관을 운영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율운항기술을 중심으로 한 해양모빌리티 분야의 미래상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산업 기계 분야에서도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접목된 첨단 제품을 내놓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독자적인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미래 비전을 소개한다.
전시관은 △아비커스(Avikus)의 자율 운항 △산업과 일상의 로봇화 △해양수소 밸류체인으로 구성한다. 바이킹의 어원(AVVIKER)에서 따온 아비커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12월 설립한 자율운항·항해시스템 개발 전문기업이다.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포항 운하에서 소형 선박을 완전 자율 운항하는 데 성공했다.
아비커스는 약 6m크기의 완전자율운항 레저보트 모형을 설치하고 LED를 활용해 실제 대양을 항해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할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레저보트 안에서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운항 시뮬레이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자율운항기술은 해양레저 문턱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물류를 혁신하고 자원조사, 오염원 제거, 해양생태조사와 같은 해양 개발의 모습도 바꿀 수 있다”며 “내년 초에는 세계 최초로 대형 상선의 대양 횡단에도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는 측량부터 작업계획 수립, 시공에 이르는 모든 건설 과정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산업기계 로봇과 원격조정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친환경 해양도시를 건설하는 인터랙티브게임을 통해 관람객에게 ‘산업의 로봇화’를 알기 쉽게 설명할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일상의 로봇화’를 실현해줄 F&B, 방역 등 다양한 서비 로봇을 전시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6m 높이의 대형 해상풍력발전기와 미래형 수소선박 모형을 설치하는 한편, 그린수소 생산플랫폼과 액화수소 터미널, 수소스테이션 등 밸류체인 전반을 영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국내 금융사 최초 CES참가...'디지털 라운지' 선보여
신한은행도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CES에 참가해 '디지털 라운지'를 선보인다. 디지털 라운지는 △실시간 화상통화로 고객과 은행원(뱅커)이 업무를 보는 디지털 데스크 △고객 스스로 계좌신규, 카드발급 등 업무 처리가 가능한 스마트 키오스크 △영상 합성과 음성 인식 기술을 적용한 가상 직원 AI뱅커 등으로 구성됐다. 디지털에 관심이 많은 진동옥 행장이 주도한 신한은행의 이번 전시 참가는 디지털혁신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