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SG닷컴]
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MZ세대 명품 수요가 늘면서 온라인 명품 시장은 2015년 1조455억원에서 2020년 1조5957억원으로 신장했다. 업계는 작년엔 2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 시장은 이런 온라인 성장과 함께 작년에 15조88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전년 대비 5.9% 증가한 것이다. 2015년 12조2100억원에 비하면 약 30% 성장했다. 글로벌 7위 시장이다.
MZ세대가 이끄는 명품 시장은 리셀 시장과 맞물려 명품의 거듭된 20~30%대 가격 인상에도 '오픈런'을 지속하며 오프라인 백화점 실적을 견인한다.
업계는 "MZ세대 명품 구입이 급증하면서 온라인 명품 시장도 빠르게 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MZ세대 과시형 소비 등으로 명품 판매는 23% 늘었다. 롯데멤버스 '라임' 보고에 따르면 2018~2019년 대비 2020~2021년 명품 판매량은 23% 증가했다. 명품 판매 증가율은 20대가 70.1%로 가장 높다. 이어 50대 62.8%, 30대 54.8%다.
최근 스웨덴 금융사 클라나-다이나타 연구소 조사를 봐도 작년 한 해 글로벌 명품 소비를 주도한 것은 MZ세대다. Z세대(10~25세) 명품 소비액은 60%, M세대(26~41세) 63% 늘어난 반면 X세대(42~57세) 45%, 베이비부머(58~76세)는 25% 증가에 그친다.
온라인 구입은 여러 이유로 소비자나 명품 브랜드사 모두 기피해왔다. 소비자는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없는 온라인 거래 특성 상 정품 확인이 어려워서다. 실제 온라인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계는 가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허청 온라인 위조품 신고는 2020년 1만6693건으로 2019년 6661건 대비 약 2.5배가 뛰었다.
명품업계도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 온라인·모바일 명품 구매가 늘면서 전략을 선회하긴 했지만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 위주 전통 판매 방식을 고수하면서 온라인은 외면해왔다. 프리미엄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서다.
또 국내 해외 유명 수입품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로 1995년부터 도입한 병행수입제는 적절한 정책 부재와 짝퉁 오인, 공식 수입사와의 갈등 속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제도를 악용한 가품업자 난립을 부르기도 했다. 현재도 가격이 싼 대신 다양한 경로, 불투명한 유통망으로 가품 여지가 있다.
가품을 막기 위해 병행수입 '통관인증' 도입 당시 정부는 "병행수입업자나 수, 시장 규모 자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태"라며 "공식적인 통관 과정에서 정식 수입업자 반입 상품인지 제3의 병행 수입품인지 확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였다.
온라인 명품 구입은 늘지만 이런 이유로 온라인으로는 사지 않는 소비자도 상당하다. 해외 여행 갈 때 면세점을 이용해온 한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명품을 사는 건 쉽지 않다"며 "정가품 확인부터 관부가세, 환율 계산 등 실제 구매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스웨덴 금융사 클라나와 다이나타 연구소 간 조사에서도 명품 구매자 84%는 상품을 보고 만질 수 있는 오프라인 유통의 물리적 접촉을 통한 구매 체험을 중시한다.
이는 백화점 명품이 힘을 받는 이유다. 명품을 살 때 가장 중시하는 게 '정품' 여부여서다. 출국이 막히며 '정품'을 보증하는 면세점 명품 수요가 백화점으로 넘어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품을 보장하는 면세점 내수 통관 명품 재고는 풀릴 때마다 품절이다.
지난해 백화점은 신규 점포 등의 MZ세대 유인책과 온라인 명품 실적이 맞물리며 명품 구입이 크게 늘었다. 롯데멤버스 '라임' 보고에 따르면 명품을 제일 많이 사는 채널은 백화점으로 비중이 2019년 37.3% 대비 2021년 42.6%로 올랐다. 동기간 면세점(16.8%→11.1%)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작년에 명품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12.2%)하면서 온라인몰 성장(5.5%→10.8%)과 함께 온라인 명품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이커머스업계는 온라인 가품 우려에 대처, '파워 정품' 신뢰 쌓기에 분주하다. 신세계그룹 통합몰 SSG닷컴은 신세계 강점 중 하나인 명품 경쟁력을 위해 작년 8월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기술 기반의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를 도입했다. 최근엔 보증서 발급 범위도 의류·잡화 포함 시계·주얼리까지 넓히고 보증서를 발급하는 5만여 상품을 모아 전문관까지 열었다. 지난해 9월부터 롯데그룹 통합몰 롯데온도 외부 판매자 명품 유통 과정상 위변조 방지 '트러스트 온'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오픈마켓 지마켓글로벌도 명품 직구 경쟁력을 위해 G마켓과 옥션, G9에서 명품 감정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머스트잇·트렌비 등 모두 정품 200% 보상제를 운영한다. 트렌비 경우 내부 명품 감정사팀도 뒀다.
이커머스업계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기술 발달, 글로벌 물류 유통망 확장 등으로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업계는 고도의 기술력, 차별화 서비스로 '정품' 인증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