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지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실적을 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랩지노믹스·엑세스바이오·휴마시스 등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진단키트 제조업체 5곳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1.7%다.
진단키트업체 매출 1위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6.7%로, 50%에 육박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처음으로 2조원대 매출(2조9314억원)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0년 1조6000억원대 매출로 업계 2위였으나 지난해 전년보다 1조2000억원이 늘어난 호실적을 거두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씨젠 역시 업계 순위가 두 계단 정도 상승했다. 씨젠은 지난해 연매출이 1조370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휴마시스는 진단키트업체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59.9%로, 2020년 처음으로 50%를 넘은데 이어 60%까지 치솟았다. 랩지노믹스와 엑세스바이오도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각각 51.8%, 51.5%로, 50%를 넘겼다.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 대유행으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하자 국내 진단키트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은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PHC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PHC가 개발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수출 등 해외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한미약품은 PHC가 개발한 진단키트 3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제품 기획 및 영업, 마케팅, 수출 대상 국가의 제품 인허가 등을 맡고, PHC는 안정적 제품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한다.
방역당국이 검사자 폭증으로 인한 과부하와 혼란 방지를 위해 2월 3일부터 고위험군 등 우선대상자에 한해 PCR 검사를 실시하고, 우선대상자 이외 일반인들은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하기로 하자, 켈스의 전문가용 신속항원 진단키트 ‘Accurate Rapid COVID19 Ag’를 확보해 국내 수요 대응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휴온스는 전국의 500여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포함해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 등에 ‘Accurate Rapid COVID19 Ag’를 공급 중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켈스와 협업을 통해 국내 공급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 코로나19 환경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마시스는 조달청과 맺은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계약 규모를 확대했다. 조달청과 체결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공급계약 총액을 기존 242억원에서 308억원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한 것. 이는 휴마시스 2020년 매출의 67.37%에 이르는 규모다.
디아트러스트 홈 테스트는 추가 장비 없이 검사 후 감염여부를 15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코로나19 유무증상자 490여명 대상 임상시험 결과, 특이도와 민감도에서 각각 99.8%, 86.7% 수준의 정확성을 보였다. 또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통해 실시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디아트러스트 진단키트 연구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지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확보했다.
일동제약은 래피젠과 래피젠의 신속항원검사 키트인 ‘바이오크레딧 코비드-19 Ag’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일동제약은 바이오크레딧 코비드-19 Ag의 병·의원 유통을 담당하며,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용 자가진단키트 유통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바이오크레딧 코비드-19 Ag는 래피젠이 개발한 전문가용 코로나 항원검사키트로, 피검사자의 비인두 도말 검체에서 SARS-CoV-2항원을 면역크로마토그래피 방식으로 판별해 코로나19 감염 진단에 도움을 주는 체외 진단 의료기기다. GC녹십자엠에스는 신속항원 제품인 ‘제네디아 더블유 코비드-19 Ag’를 직접 생산해 공급 중이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진단키트 시장이 역대급 호황에도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판 커진 진단키트 시장에 만족할 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으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기치료와 예방을 위해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이 늘면서 당분간 호황이 이어지겠지만 코로나 이후 청사진 마련도 소홀히 해선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