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의 3자 결제 시스템 도입 등 IT(정보기술)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 이용자들의 보안을 취약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팀 쿡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개인정보보호전문가협회(IAPP)의 '글로벌 프라이버시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애플, 구글 등 빅테크가 자사 서비스를 우위에 두지 못하도록 하는 '디지털 시장법'(DMA)에 합의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팀 쿡은 이 자리에서 미국 의회와 EU의 정책 입안자들이 경쟁이라는 이름 아래 앱스토어를 우회한 앱이 아이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데이터에 굶주린 기업들이 우리의 프라이버시 규칙을 우회하고 이용자의 뜻에 반해 그들을 다시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증되지 않은 앱이 아이폰에 들어가도록 애플이 강요당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책 입안자들에게 프라이버시를 해치지 않으면서 우리가 공유하는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함께 일하자고 요청해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현재 자사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이 대가로 앱 구매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취득하고 있다.
한편 애플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이 적용된 국내에서 오는 6월부터 3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행계획 중 앱마켓 수수료를 피할 수 있는 '아웃링크' 결제 방식을 담지 않아 꼼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