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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재탕 삼탕' 혁신금융서비스…정치권·전문가 "이름만 혁신뿐, 실상은 전시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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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재탕 삼탕' 혁신금융서비스…정치권·전문가 "이름만 혁신뿐, 실상은 전시행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김소연 수습기자
2022-05-13 07:00:00

강민국 "당국 자화자찬…규제개선 위해 해체必"

윤창현 "주기적 사업점검, 시장 연착륙 방안도"

전성인 "금융위 해체, 尹정부서 실행 가능성高"

금융위원회가 운영 중인 '금융규제 샌드박스' 홈페이지 [사진=금융위 캡]

[이코노믹데일리] 금융위원회가 만 3년째 추진해 온 핵심 사업인 '금융 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 절반이 중복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보여주기식(전시) 행정"이라고 지적 수위를 높였다. [관련 기사 : 본지 5월13일자 [단독] 금융위, 샌드박스 만3년 '실적쌓기' 급급…혁신금융 절반이 '우려먹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건수를 늘리며 실적쌓기용 '중복 집계'가 도마 위에 오르자 당국 기능 상실을 우려하는 비판과 함께 궁극적으로 금융위 폐지·해체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제도가 재탕, 삼탕 중복된다는 보도에 관해 "금융위는 샌드박스가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와 스타트업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성공을 자화자찬했지만 실상은 이름만 '혁신금융 사업'일 뿐"이라며 "정작 혁신은 없고 보여주기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음이 증명됐다"고 맹비난했다.

강 의원은 "규제를 개선하고 금융산업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위 해체를 포함한 금융 감독 기능의 대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국회 가상자산특별위원장 윤창현 의원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핀테크 중심 금융혁신을 선도하는 핵심 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해당 사업을 지정만 해놓고 방치하고 있는 현재의 운용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의원은 "금융위가 주기적으로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지정기간 종료 이후 시장 연착륙 방안까지 가이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이 주장한 금융위 폐지·해체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하게 오르내리는 논란거리다. 핵심은 금융위가 현재 동시에 권한을 쥐고 있는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명확하게 구분해 전문 기관에 위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감독원)를 합쳐 출범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에 오르면서 여소(小)야대(大) 정국을 이뤄 관련법 개정 등 금융위 해체까지 수반될 사전 작업이 녹록지 않을 수 있으나, 여당과 정부가 의지가 분명하다면 오히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대'에 해당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다"며 "'여소' 여당이나 윤석열 정부가 금융위 폐지안을 제안할 경우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결사저지 하는 그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교수는 또 금융위를 해체한다면 구체적으로 금융정책과 정상적인 금융감독 기능을 별도의 기구가 담당하도록 분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엇보다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는 목적으로 금융감독 기능의 경우 민간 기구로 조직해야 한다는 설명이 따랐다.

그는 "현 모습의 금융위는 해체와 폐지가 정답"이라며 "민간 금융감독기구는 정부와 실질적으로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안에 따라 선택적으로 협조 또는 명확하고도 실질적으로 반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먹구구식 혁신금융서비스 선정과 집계방식에 관해서는 "샌드박스는 마치 휴전선의 철책에 일부러 구멍을 뚫은 것과 같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감시, 감독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실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잘못된 일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 경제·금융계 빅3로 일컫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그리고 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모두 행정고시, 기재부 출신을 가리키는 '모피아'라는 점은 경계대상으로 지목했다.

전 교수는 "차기 금융위원장과 신임 경제수석이 행시(25회) 동기인 점 등 소위 모피아 관료들이 경제계 수장이 됐다"며 "당분간은 윤 대통령이 최소한 경제정책, 특히 금융정책에 관해서는 모피아 손바닥 위에 갇혀 있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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