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예정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했다.
산은은 26일 오후 서울 본점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게 된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 주식 5221만9321주를 약 1조원에, 한화시스템은 대우조선 주식 2610만9661주(약 12.33%)를 약 500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이번 주식 취득 목적을 두고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전략적 사업 시너지 창출"이라고 밝혔다. 이외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도 각각 4000억원, 1000억원씩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대우조선도 공시를 통해 주당 1만9150원에 신주 1억443만8643주를 발행할 것과 함께 한화 계열사에 제3자 배정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측은 제3자 배정 목적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은 향후 한화그룹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인수예정자를 미리 정하고 매각작업을 진행하되 경쟁입찰이 무산되면 인수예정자에 우선매수권을 주는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른 경쟁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산은은 대우조선 지분 55.7%로 최대 주주였지만 이날 유상증자로 지분 보유 비중은 28.2%로 줄게 됐다. 산은은 27일 대우조선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에 대한 공고를 내고 오는 10월 17일까지 약 3주간 실사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한화그룹과 인수 희망 투자자에게 최대 6주의 상세 실사기회를 부여한 뒤 투자조건을 비교해 최종 투자자를 선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한다.
대우조선은 1999년 8월 모그룹인 대우그룹 해체 여파로 채무조정에 들어간 뒤 2001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이후에는 산은 관리를 받으며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그동안 투입된 공적자금 규모만 약 4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헐값 매각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산은은 수출입은행 및 타 채권 은행들과 협의해 매각 이후에도 대우조선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거래 종결 이후 5년간 대출과 선수금 환급보증(RG), 2조9000억원 규모 신용한도 등을 유지하고, 대우조선이 발행해 수출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영구채의 스텝업 금리도 조정해주는 등이다.
산은 측은 "이번 투자 유치 절차가 성공적으로 종결돼 대우조선의 재무 및 영업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능력있고 책임있는 민간 대주주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대우조선이 미래 신선종과 기술 개발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감으로써 국내 조선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