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과 앱 등에서 '특별관'을 운영하며 경기 영상 송출과 함께 익명의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응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했고, 아프리카TV는 인기 개인방송인과 함께 하는 '응원 방송'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용자 몰이 효과를 봤다.
◆ 네이버, 실시간 중계권에 자체 응원 시스템 '응원톡' 마련...170만 넘는 인원 참여
네이버는 카타르 월드컵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다. 네이버는 지난 11월 10일부터 카타르 월드컵 특집 페이지를 열고 8년 만에 실시간 중계권을 확보해 생중계 시청과 함께 실시간 응원 시스템인 '응원톡'을 마련했다. 별도로 카타르 현지에서 경기장 모습 등을 취재해 방송으로 송출하는 기자단을 운영해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월드컵 특집 페이지에서는 조별리그와 16강 진출 이후까지 예측하는 '승부예측' 프로그램도 내놨다. 월드컵 경기 승부를 맞히는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만원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개막 이후엔 약 3일 만에 100만여명이 승부예측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승부예측 프로그램에는 실시간 참가자와 생존자가 나와 박진감을 더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오픈톡에는 △가나전 50만5000명 △우루과이전 48만2000명 △포르투갈전 31만1000명 △브라질전 45만1000명 등이 참여했다. 승부예측 프로그램 역시 4차까지 진행된 브라질전 직후 누적 215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지 소식과 사진을 빠르게 볼 수 있고, 여러 이용자들과 함께 응원할 수 있는 오픈톡 등 시스템이 많은 참여를 이끌었다"며 "남녀노소 모두 참여율이 높았지만 70% 이상은 30대 이하로 젊은 층 참여가 높았다"고 전했다.
◆ 카카오, 커뮤니티 기능 강화해 온라인 응원…'오픈채팅' 기반 수익성 강화 전략
카카오는 이번 월드컵에서 네이버와 달리 별도 중계권을 획득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지난 11월 15일부터 자사 포털 다음에 카타르 월드컵 특집 페이지를 오픈하고 카카오톡 기반 오픈채팅과의 연계 서비스를 강조했다. 네이버와 같이 카카오 역시 응원팀 승리 확률 예측과 투표·응원 댓글 작성 등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는 그동안 오픈채팅과 관련한 수익성 향상을 노려왔다. 업계에선 이번 월드컵 기간이 카카오 오픈채팅의 확장성·수익성 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눈여겨왔다. 오픈채팅을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로 전환하고 여기에 각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각 콘텐츠를 연결해 광고·커머스 수익을 내는 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기존 앱 플랫폼을 활용한 커뮤니티 기능도 돋보인다. 국내 최다 사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에서 지난 11월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월드컵 공식 오픈채팅에 접속한 뒤 대화에 참여하면 월드컵 기념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자사 포털인 다음에서는 실시간 중계는 빠졌지만 주요 장면 다시보기와 뉴스를 모아볼 수 있는 메뉴가 마련돼 월드컵 향방과 각 팀 구성 등에 대한 이용자들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
◆ 아프리카TV, 세 번째로 월드컵 중계권 확보...지상파와 달리 '편파방송' 내세우며 수십만 시청자 확보
아프리카TV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로 지상파 3사로부터 월드컵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했다. 플랫폼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기 개인 인터넷 방송인(BJ)들에게도 경기 생중계와 소통을 지원해 월드컵 기간 활발한 온라인 응원을 펼쳤다.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우리 대표팀 경기가 있던 날 약 1500개의 중계방과 70만명 안팎의 시청자가 접속했다.
특히 인기를 끈 것은 감스트·이상호·이스타이주헌 등 인기 BJ들의 중계방이다. BJ들은 국내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과감한 발언과 시청자 속마음을 대변하는 입담을 펼쳤다. 아프리카TV 측은 월드컵 진출 국가 출신 외국인과 함께하는 '편파 중계방송'을 마련하기도 했다. 기존 인터넷 방송 강자로 꼽히는만큼 각 BJ가 벌이는 실시간 응원에는 시청자들의 채팅 참여가 끊이지 않았다.
카카오도 성사시키지 못한 월드컵 중계권에 아프리카TV가 뛰어든 이유는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내부 판단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중계권은 KBS·SBS·MBC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세계축구연맹(FIFA)으로부터 한국 시장 판권을 각각 400억원씩 총 1200억원을 지불해 얻었다. 네이버와 아프리카TV는 구체적인 중계권 구매액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환율과 고물가 등 요인으로 과거보다 중계권 가격은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아프리카TV BJ들의 콘텐츠 능력을 믿었다"고 전했다.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가 진행된 이번 월드컵 기간 중 각사 차이는 있지만 각각 50~70만 이상의 이용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응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광화문광장 등에서 오프라인 응원도 벌어졌지만 경기 생중계 시간 등으로 제한된 상황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호응이 좋았던 것 같다"며 "업체 입장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추가 사업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기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