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두 번째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2년 연속 5위 자리를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혼다와 닛산 등 일본 경쟁사를 가볍게 제쳤고, 세계 1·2위를 다투는 도요타와의 격차마저 역대 최소 수준으로 줄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1% 감소한 147만4224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78만675대, 기아는 69만3549대로 전년보다 각각 0.9%, 1.1%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이 평균 10.8%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 글로벌 악재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보다 적절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다.
특히 일본 주요 브랜드는 전년 대비 낙폭을 키우며 유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도요타는 211만대로 약 10% 가까이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고 혼다는 32.9%, 닛산·미쓰비시는 24.5%, 마쯔다는 11.4%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미국 진출 35년 만에 혼다를 제친데 이어 지난해 49만717대까지 격차를 벌렸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이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 도요타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2021년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148만9000대)는 도요타(233만2000대)의 63.4%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이 격차를 크게 줄여 현대차그룹(147만4000대)이 도요타(211만대)의 70.1% 수준까지 급증했다.
미국 현지에선 현대차그룹이 향후 4~5년 내로 도요타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도요타에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친환경차 판매는 18만2627대로 전년보다 65.1% 증가한 반면 도요타는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하이브리드차를 고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 시장에서 매년 '톱5'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저력이 대단한다"며 "전동화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도요타의 기조가 이어진다면 4~5년보다 더욱 빠른 시간 내에 현대차그룹이 도요타를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