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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기아 소형 SUV 삼총사, 인도 '국민차' 등극 비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황지현 수습기자
2023-02-14 16:25:20

크레타·베뉴·셀토스, 월 판매 '1만대' 안착

도로 열악하고 가족 수 많은 인도에 제격

친환경 정책에 소형 전기차 진출도 탄력

지난 6일 인도 델리모터쇼에서 현대차 올 뉴 크레타가 공개됐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국민차' 브랜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현지 도로 사정과 사회상을 반영한 맞춤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14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한 일등공신은 소형 SUV다. 현대차 '크레타'는 지난 1월 1만5037대가 팔려 인도 SUV 판매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베뉴'와 기아 '셀토스'는 각각 1만738대, 1만470대가 판매됐다.

소형 SUV 3종이 나란히 월 판매량 1만대에 안착하면서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총 5만106대, 기아는 2만8634대를 팔았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각각 13.8%, 48.2%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판매량 절반 가까이를 소형 SUV가 점유한 셈이다.

크레타·베뉴·셀토스는 전장(길이)이 4000mm 안팎으로 통상 'C세그먼트'에 속한다. 이 등급에서는 마힌드라 '스콜피오'와 마루티스즈키 '그랜드 비타라'가 경쟁 모델이다. 소형 SUV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한 상태다.

인도는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시장이다. 국민소득 대비 비싼 자동차 가격이 주된 배경이다. 2021년 기준 인도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277달러(약 289만원)로, 한국(3만4983달러)의 6.5% 수준이다. 자연스럽게 비싼 중·대형차보다는 소형차로 수요가 몰렸다.

그중에서도 SUV는 인도의 열악한 도로 사정, 터번을 쓰는 문화에 알맞은 선택지가 됐다. 인도는 좁은 골목이 많고 도로 포장 비율도 낮다. 중형은 부담스럽고 세단은 차체가 낮아 험로를 달리는 데 부적합하다. 세단의 낮은 전고(높이)는 터번을 쓰고 타기에는 불편한 요소다.

작은 몸집과 비교해 뛰어난 공간 활용성도 소형 SUV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여전히 대가족 중심인 인도 소비자에게 넉넉한 실내를 갖춘 소형 SUV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실내를 넓게 설계하기로 유명하다. 크레타·베뉴·셀토스는 이러한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고급스러운 외관과 넉넉한 편의장비는 25~45세 청년층이 현대차·기아 차량을 구매하는 기준이 됐다. 인도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기아 셀토스가 1만470대가 판매돼 인도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특히 베뉴는 소형차 세제 혜택을 겨냥한 전략 차종이다. 인도 정부는 △전장 4000mm 미만 △가솔린 엔진 배기량 1.2리터(L) 미만 △디젤 엔진 배기량 1.5L 미만인 차량에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에 판매 중인 베뉴는 전장이 4040mm이지만 현지 모델은 앞뒤 범퍼를 줄여 3995mm에 맞췄다. 또한 한국(1.6L 가솔린)과 달리 1.0L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현대차그룹은 소형차 열풍을 전기차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에 맞춰 현대차그룹은 경형 모델인 '캐스퍼 EV'와 '레이 EV'를 인도 시장에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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