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1. 대학 재학 시절 야간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하며 은행권 취업을 준비한 A(26·여)씨는 최근 발표한 은행연합회 채용 계획에 좌절감이 들었다. 작년보다 훌쩍 늘어난 신규 채용 소식에 기대감을 안고 관련 정보를 살펴봤지만 신입·경력 구분은커녕 이미 채용을 마친 곳까지 새롭게 뽑을 것처럼 둔갑한 사실을 알아챘다.
A씨는 은행연합회가 은행권을 대표하는 단체로 공신력이 있다고 믿었는데, 작년 상반기 대비 48% 늘어난 신규채용 인원(2288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점에 한숨부터 내뱉었다. 그는 "대체 무슨 정보를 믿어야 하냐"고 토로하며 "취업 시험부터 채용 정보까지 은행권 고용시장에는 불확실한 정보투성이"라고 꼬집었다.
#2. 시중은행 사원 명찰을 목에 거는 게 소원이라는 대졸 취준생 B(28)씨도 주먹구구식으로 취합한 이번 채용 계획에 분노했다. 1년 2개월째 입사 시험에만 몰두한 그는 올해 지원 기회나 생길지 노심초사다. 최초 채용 계획 발표 시 '신규'라고 기재하고는 실제 채용 절차를 밟을 때면 경력직을 다수 뽑는 금융권 실태를 꼬집은 김씨는 구직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구체적인 정보가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B씨는 "단순 숫자로만 채용 규모를 늘린 조처는 우리 입장에서 식상하다"며 "초짜들이 경력직 공채에 지원할 수 없는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 만약 디지털 인재만 채용한다면 일반 사무직을 준비하는 대부분 취준생은 원서조차 넣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부풀리기용 거짓 채용 내용이 아닌 구체적인 직무별, 경력직 비율 등 상세한 채용 정보를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관치 논란을 야기한 올해 상반기 금융권 채용 계획 조사가 엉터리로 집계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취준생 희망고문만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사 : 본지 3월2일자 [단독] 이미 입사했는데 '신규' 둔갑…금융사 '엉터리' 채용 수두룩]
1일 서울 모처에서 접촉한 A씨와 B씨는 금융권 취준생이라면 이번 금융협회별 채용 방침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를 향한 쓴소리 한 마디가 이례적인 대규모 신규 채용의 도화선이 됐지만, 결국 채용 인원수만 마구잡이로 늘린 치적쌓기 행정에 절망감을 느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융권 채용정보에 대한 접근성 강화', '투명한 채용시기, 인원 안내' 등 당국의 당부가 헛구호에 그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본질적으로 금융권 채용 절차와 정부 주도 고용 정책 등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가운데, 당국은 외면하기 일쑤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역시 취준생 고충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1월 1일자 입사자라면 이미 작년 하반기에 채용 절차가 진행된 것"이라며 "예정된 채용 인원 수를 발표해야지 지금처럼 기채용자를 포함한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밝혔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국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취준생에게 큰 실망감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일갈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예년에는 각 금융협회 주관으로 회원사별 채용 현황을 조사한 사례는 있었지만 올해마냥 고용 예정인 인원을 의도적으로 늘리려는 경우는 없었다"고 알렸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 채용의 질적 향상을 위한 급선무로 당국 정책의 일관성을 지목했다. 분별력 없이 채용 규모만 키우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당국은 금융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점포나 채용 인원을 늘리라는데 이 두 가지는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강 교수도 "금융권이 단순한 인원수에 매몰되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채용 대상자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할 때야 비로소 올바른 해결 방법이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A씨는 은행연합회가 은행권을 대표하는 단체로 공신력이 있다고 믿었는데, 작년 상반기 대비 48% 늘어난 신규채용 인원(2288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점에 한숨부터 내뱉었다. 그는 "대체 무슨 정보를 믿어야 하냐"고 토로하며 "취업 시험부터 채용 정보까지 은행권 고용시장에는 불확실한 정보투성이"라고 꼬집었다.
#2. 시중은행 사원 명찰을 목에 거는 게 소원이라는 대졸 취준생 B(28)씨도 주먹구구식으로 취합한 이번 채용 계획에 분노했다. 1년 2개월째 입사 시험에만 몰두한 그는 올해 지원 기회나 생길지 노심초사다. 최초 채용 계획 발표 시 '신규'라고 기재하고는 실제 채용 절차를 밟을 때면 경력직을 다수 뽑는 금융권 실태를 꼬집은 김씨는 구직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구체적인 정보가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B씨는 "단순 숫자로만 채용 규모를 늘린 조처는 우리 입장에서 식상하다"며 "초짜들이 경력직 공채에 지원할 수 없는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 만약 디지털 인재만 채용한다면 일반 사무직을 준비하는 대부분 취준생은 원서조차 넣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부풀리기용 거짓 채용 내용이 아닌 구체적인 직무별, 경력직 비율 등 상세한 채용 정보를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관치 논란을 야기한 올해 상반기 금융권 채용 계획 조사가 엉터리로 집계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취준생 희망고문만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사 : 본지 3월2일자 [단독] 이미 입사했는데 '신규' 둔갑…금융사 '엉터리' 채용 수두룩]
1일 서울 모처에서 접촉한 A씨와 B씨는 금융권 취준생이라면 이번 금융협회별 채용 방침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를 향한 쓴소리 한 마디가 이례적인 대규모 신규 채용의 도화선이 됐지만, 결국 채용 인원수만 마구잡이로 늘린 치적쌓기 행정에 절망감을 느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융권 채용정보에 대한 접근성 강화', '투명한 채용시기, 인원 안내' 등 당국의 당부가 헛구호에 그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본질적으로 금융권 채용 절차와 정부 주도 고용 정책 등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가운데, 당국은 외면하기 일쑤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역시 취준생 고충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1월 1일자 입사자라면 이미 작년 하반기에 채용 절차가 진행된 것"이라며 "예정된 채용 인원 수를 발표해야지 지금처럼 기채용자를 포함한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밝혔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국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취준생에게 큰 실망감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일갈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예년에는 각 금융협회 주관으로 회원사별 채용 현황을 조사한 사례는 있었지만 올해마냥 고용 예정인 인원을 의도적으로 늘리려는 경우는 없었다"고 알렸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 채용의 질적 향상을 위한 급선무로 당국 정책의 일관성을 지목했다. 분별력 없이 채용 규모만 키우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당국은 금융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점포나 채용 인원을 늘리라는데 이 두 가지는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강 교수도 "금융권이 단순한 인원수에 매몰되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채용 대상자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할 때야 비로소 올바른 해결 방법이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