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글로벌 전기자동차(EV)·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저장 용량 기준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 1위 기업인 중국 CATL은 물량을 쏟아내며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를 더 벌렸다.
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판매 실적은 812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이는 436GWh를 기록한 전년(2021년)보다 86% 증가한 수치다.
먼저 전기차 배터리는 판매량은 2021년 392GWh에서 지난해 690GWh로, ESS 배터리는 2021년 44GWh에서 지난해 122GWh로 각각 76%, 177% 성장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19.5%에서 12.4%로 하락했다. CATL은 30.3%에서 39.8%로 끌어올렸고 같은 중국 업체인 중국 BYD는 12.1%로 3위를 기록했다.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5.5%, 5.4%를 기록하며 5위와 6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ESS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가 두드러지게 약진했다. CATL가 점유율 43.4%로 1위를 차지했고 BYD, 중국 EVE 에너지는 각각 11.5%, 7.8%로 2·3위에 오르며 뒤를 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7.5%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전년 대비 10.3%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중국 업체가 ESS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 이유는 이들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선호도가 높아져서다. LFP 배터리는 비교적 가격이 낮고 화재 안전성이 높아 저출력 설비에 적합하다.
반면 국내 업체가 주력하는 배터리는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다. 충전과 방전을 최대 2000번가량 반복할 수 있지만 변형이나 충격으로 분리막이 훼손되면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해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불과 2020년까지만 해도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점유율이 50% 이상을 기록했지만 중국 업체가 가격이 싼 LFP 배터리로 공세를 펼치며 주도권을 내궜다. 특히 중국 업체는 내수를 발판 삼아 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SNE리서치는 "전기차뿐 아니라 ESS 분야에서도 중국 시장이 급성장하며 중국 배터리 업체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정책 '제14차 5개년 실행 계획'이 마무리되는 2025년까지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