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 재무구조가 최악에 달하고 있다.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한화그룹이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정상화에는 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대우조선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부채비율 1290%로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다. 누적된 영업손실로 적자 폭이 커져 순자산이 자본금보다도 적다는 뜻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6일 4분기(10~12월) 매출 1조4492억원, 영업손실 41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누적 영업손실 1조6135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적자와 관련 "대부분이 미래 손실을 선반영한 충당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누적된 영업손실과 부채비율 등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우조선 인수 절차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는 한화그룹은 주요국 결합 승인이 끝난 뒤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2조원을 대우조선에 지원할 예정이다. 당초 계획은 지분 인수였지만 자본 확충 성격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재무구조 개선까지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우조선에 한화그룹 자금이 투입되더라도 부채 비율이 400%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사 부채 비율은 일감이 쌓였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400% 이상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으로 경쟁사인 한국조선해양은 164%, 삼성중공업은 275%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한화그룹은 인수를 추진하면서 저가 수주 물량과 부실을 해소했다는 입장이고, 대우조선도 3년 6개월치 일감을 확보하고 선박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흑자 전환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앞서 러시아 선사와 계약 해지한 1조원 규모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선 부담과 선박 건조 비용 상승 등 문제점 등은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대우조선은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원가 절감 활동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도 대우조선 인수 추진 이후 지난달 16일 선박용 엔진기업인 HSD엔진을 인수하면서 조선업 관련 밑그림을 그리는 데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선박 건조와 설계 역량을 높이는 등 미래를 준비하고 있지만 (대우조선은) 증권가 예측이나 다른 경쟁사들만큼 단기적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오는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갖고 감사·영업 보고와 운영 실태 등을 주주들에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