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가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내·사외이사 선임과 인증 중고차 사업 추진 등 주요 안건들을 처리했다. 또 향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 글로벌 전기자동차(EV)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현대차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회사 전반 시스템을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해 전년(2021년)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등 부가가치가 높은 차와 우호적인 환율 영향, 미국에서의 견조한 성장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 사장은 "올해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출시를 통해 전동화 브랜드 경쟁력을 한 층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기차 현지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신흥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확대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라며 "수요자 우위 시장으로의 전환에 대응해 생산·판매 최적화와 물류 리드타임 단축을 통해 적시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선임 △인증 중고차 사업을 위한 사업 목적 추가 △배당금 등 안건도 의결됐다.
먼저 신규 사내이사로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올랐다. 해외 시장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사회 내 글로벌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포석이다. 호세 사장은 2019년 5월 현대차에 합류해 코로나19 사태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 어려움을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새 사외이사에는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이에 따라 이사회 정원은 11명에서 13명으로 늘었고, 보수 한도는 200억원이 됐다.
현대차는 또 인증 중고차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을 추가했다. 장 사장은 "금융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신차 구매 부담을 완화하고,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하는 등 고객의 실제 부담액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안건 처리에 따라 오는 하반기(7~12월)면 현대차 인증 중고차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배당액 확정 이후 배당받을 주주가 결정될 수 있도록 절차도 개선했다. 앞으로는 이사회 결의로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고 기준일 2주 전 이를 공고해야 하는 것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2022년 기말 배당금은 전년 대비 50% 오른 6000원으로 올랐다.
현대차는 주요 안건 처리와 함께 미래사업과 향후 디자인 방향성도 제시했다. 장 사장은 미래사업과 관련 "수소 생태계 이니셔티브 확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제조혁신 신기술 고도화를 비롯해 로보틱스·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 및 기술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은 '디자인 헤리티지 및 디자인 방향성'을 주제로 한 설명회에서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현대룩' 디자인 전략을 소개하고 국내 최초 독자 모델 '포니'의 디자인 스토리를 공개했다.
한편 현대차는 앞서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로 전년 대비 9.6% 오른 432만대를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9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처음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올해 국내에서 코로나 19 최대 규모 생산과 수출을 달성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