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독일 폭스바겐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전부 받는 첫 수입차 브랜드로 올랐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아직 세액공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1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운영하는 퓨얼이코노미(fueleconomy)에 따르면 폭스바겐 주력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D.4는 지난 19일부터 전기차 보조금 100%인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수령할 수 있는 적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말 세부 지침이 발표된 IRA에 따르면 세액공제 방식으로 보조금을 받는 요건은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세액공제 방식으로 지급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미국에서 제조하거나 조립한 배터리 부품이 50% 이상 들어가야 3750달러 보조금 대상이 되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곳이나 북미에서 채굴 및 가공한 광물 40% 이상을 사용해야 나머지 3750달러를 받는다.
지난해까지는 13개 브랜드에 보조금이 지급됐지만 이번엔 한국, 일본, 독일 등 7개 국가의 브랜드가 빠지고 미국 현지 브랜드에만 보조금이 지급되도록 바뀌었다.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스텔란티스, 테슬라 등 업체만 가능했던 미 현지 전기차 보조금 수령 기준에 폭스바겐이 오른 것은 수입차 브랜드로 최초다. 폭스바겐 ID.4는 미국 테네시주(州)에서 생산되며 배터리도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탑재해 미 정부 기준을 충족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배터리 업계와 공급망 문제를 협의하는 한편 조지아주에 건설 예정인 공장을 서둘러 완공하기 위해 고삐를 죄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 ID.4는 배터리 크기와 전기모터 개수에 따라 모델이 나뉘는데, 퓨얼이코노미에 등재된 보조금 수령 가능 모델은 총 8가지다. 시작 모델이자 62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장착한 ID.4 스탠다드의 현지 판매 가격은 3만8995달러(약 5200만원)부터로 7500달러 세액공제 혜택을 받아 3만1495달러(약 4200만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파블로 디 시 미국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테네시 주 ID.4 생산 현지화 등 북미 지역 투자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ID.4는 시장에서 가장 낮은 가격의 전기 SUV 중 하나이며 판매될 때마다 수천 개 미국 일자리가 생겨나 탄소중립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형 폭스바겐 ID.4는 오는 6월 국내에도 출시될 전망이다. 국내 출시되는 ID.4는 1회 충전 시 국내 기준 440km 주행 가능거리를 인증받았고, 국내 전용 트림 'ID.4 Pro Lite' 등도 추가된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국내 출시되는 2023년형 ID.4의 예상 가격은 5690만~5990만원"이라며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4000만원 후반~500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구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