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성공적인 계열분리 사례로 평가받는 LX그룹이 LG에서 독립한 지 만 2년 만에 공시대상 기업집단(공시집단)으로 지정됐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는 반도체 소재, 물류, 상사, 건자재 등 사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빠르게 키워 왔다.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내실을 다지는 데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X그룹은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 11조2734억원으로 전체 82개 대규모 기업집단(대기업집단) 가운데 44위에 올랐다. 2021년 5월 LG와 계열분리한 지 꼭 2년 만, 지난해 6월 LG에서 친족분리된 뒤로는 1년 만이다.
LX는 계열분리 전과 비교해 몸집을 빠르게 키워 나갔다. 자산총액은 7조원 수준에서 약 4조원가량 늘었고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총액은 지난해 기준 각각 25조2732억원, 1조3457억원으로 증가했다. 계열분리 직전인 2020년 대비 매출은 60%, 영업이익은 240% 가까이 성장했다.
구본준 회장은 LG에서 독립하면서 LX인터내셔널(상사)과 LX판토스(물류), LX하우시스(건축자재), LX세미콘(반도체) 등을 들고 나왔다. 구 회장은 LG그룹 시절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와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을 거치며 관록을 쌓았다.
현재 핵심 사업인 상사, 물류, 건자재, 반도체 모두 비교적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분야다. 이는 LX가 꾸준히 성장한 밑거름이면서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를 발굴하기 위해 바삐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공시집단 지정에 따른 여러 가지 규제에도 대응해야 한다.
실제 LX는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발전회사 포승크린파워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초 에는 '한글라스'로 잘 알려진 한국유리공업 인수 절차도 마무리했다. 또한 LG이노텍으로부터 반도체 실리콘 관련 자산을 사들이는 한편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회사)인 텔레칩스 지분도 확보했다.
여러 사업 중에서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분야는 반도체다. LX세미콘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을 다루는 회사로 스마트 기기, TV 등에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반도체에 특화했다.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구 회장이 과거 LG반도체 시절부터 반도체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가지 떠오르는 사업은 배터리 소재다. LX인터내셔널은 니켈 광산을 직접 개발해 배터리 공급망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니켈은 배터리 양극재에 쓰이는 광물로서 하이니켈(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인 것) 제품 개발이 잇따르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주력 사업은 수익성 위주의 질적인 성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시장 변화를 읽어내는 마켓 센싱(Market Sensing) 역량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