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권혁빈 CVO의 이혼소송이 단순히 개인사를 넘어 재산분할에 따라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혼 성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법조계에서 주목하는 권 CVO 이혼 소송의 특이점은 스마일게이트 주식이 ‘결혼 후’ 형성된 재산때문이다. 그간 재벌들의 이혼 소송에서 대부분이 혼전에 물려 받은 특유재산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권 CVO의 경우 결혼한 후 설립된 회사이며 배우자가 초기부터 지분 출자와 경영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권 CVO와 이씨는 2001년 혼인했다. 당시 권 CVO는 서강대 전자공학과 92학번 동기였던 배씨와 함께 원격 교육 솔루션 업체 포씨소프트를 3년째 운영 중이였다. 권CVO는 결혼할 무렵 회사를 떠났고 이듬해인 2002년 6월 이씨와 함께 스마일게이트(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를 공동 창업했다. 당시 스마일게이트는 권 CVO가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던 게임업체 코디넷과 같은 주소지를 공유했으며, 이 후 서강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지난해 11월 이혼 소송을 제기한 이씨는 20년간의 혼인 기간중 자녀를 양육했고 창업 초기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지낸 점을 들어 권 CVO의 지분 중 50% 상당의 재산분할을 주장했다. 이씨가 요청한 분할가액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일게이트 창업 당시 지분은 권 CVO가 70%, 이씨가 30%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창업 후 한달 뒤인 2002년 7월부터 11월까지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05년 복귀해 3월부터 12월까지 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이씨는 이후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았다.
이씨 명의의 스마일게이트 지분 역시 권 CVO가 회사를 에스지홀딩스(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중심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국 텐센트에 전량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지홀딩스는 2005년 4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었는데, 이후 수차례의 증자 및 감자를 통해 그룹의 지주사로 올라왔다.
권 CVO가 100% 지분을 확보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100%)와 스마일게이트RPG(100%),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99.6%)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스마일게이트 메가랩 등 3개 회사를 합병했다. 권 CVO 1인이 그룹 전체 지분과 경영권을 장악한 오너 중심 지배구조가 완성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의 요구대로 50% 재산 분할이 이뤄지고 이씨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의 지배구조 변동을 고려할 때, 재판부가 권 CVO의 지분 절반을 분할하라는 식의 판결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있다.
10조원대 이혼소송으로 평가받는 만큼 소송 종결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이혼 소송의 쟁점은 이 씨가 스마일게이트그룹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법원에서 인정되는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