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정보기술(IT)·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첨단산업기계 등을 신사업으로 꼽고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127년의 역사를 뒤이어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두산은 수소 사업을 담당하는 두산퓨얼셀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승승장구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올해 자산총액을 크게 불렸다. 지난해 말 기준 26조154억원이었던 두산 자산총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28조26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약 2조원 가량 대폭 늘어난 규모다.
두산은 수소 사업 외에도 첨단 미래기술을 적용한 기계·자동화 사업에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18년부터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로 이름을 올리며 업계 최다 라인업을 보유 중이다.
물류 자동화 사업을 맡고 있는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도 순항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나이키코리아 물류센터 '나이키 CSC' 2차 증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DLS는 수주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DLS의 역대 최대 규모 수주 금액을 갱신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두산이 인수한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인 두산테스나는 두산이 추진하는 신사업 중 유일하게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두산테스나 인수에 4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들어갔지만 전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 침체로 인해 수익성이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테스나는 반도체 사업 몸집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시도하고 있지만 인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테스나는 앞서 지난해 하반기(7~12월) 웨이퍼 패키지 후공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엔지온 인수를 시도했지만 철회했다. 최근에는 두산테스나와 외주 반도체 패키지·테스트(OSAT) 기업인 에이팩트간 추진 중이던 인수 협상이 사실상 결렬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지원 두산 부회장이 올해 초 "그룹 신사업 방점은 반도체"라고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 성장성을 바탕으로 하반기(7~12월)를 대비해 탄탄한 준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두산테스나는 지난 2분기(4~6월) 전년 동기 대비 71.1% 증가한 영업이익을 올리며 호실적을 거뒀다.
두산은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에 도움 받아 두산테스나 실적도 함께 성장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테스나가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 하반기부터 폴더블폰 시리즈 등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