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금조달 및 자회사 자산운용 지원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고령화·시장 포화 등으로 보험산업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새 수익 창출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 확대가 보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 다양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내 보험사들은 1970년대 일부 손해보험회사와 재보험회사를 중심으로 현지 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해외 진출을 시도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 4개 사와 손해보험 7개 사가 미국·영국·스위스·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11개국에 39개의 해외점포를 설치해 해외사업을 진행 중이다.
보험연구원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국내 보험사의 해외사업 재무 현황은 신흥시장 신규 진출 및 해외 보험영업 규모 확대 추세로 자산·부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해외 진출 확대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간주할 수 있지만 보험사들의 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미미한 규모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사업 수행 국내 보험사의 총자산 대비 해외점포 자산의 비중은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험업 당기순이익은 전반적으로 흑자를 실현하고 있으나 현지 보험시장의 경쟁도·현지화 역량의 차이 등으로 매출 확대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업·부동산임대업 중심에서 벗어난 사업다각화를 통해 신규수익원 및 시너지 효과 창출, 위험 분산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 및 자회사 자산운용 지원과 관련해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의 해외 보험업 관련 주요 진출 방식인 합작법인·신설투자·현지 보험사 인수·합병(M&A)은 투자 대비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직접 투자 방식이므로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험사는 재무 건전성 기준 충족 또는 적정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한 경우에만 자금차입이 가능하고 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의 총발행한도도 자기자본의 1배 이내로 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험사가 진출한 국가에 이미 다수의 보험사가 진출해 있는 일본·프랑스·영국은 보험사 채권 발행 목적에 대한 제한이 없다. 특히 과거 일본 보험사는 지급여력비율 관리에 이점이 있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신속히 해외사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따라서 보험사가 후순위채권·신종자본증권 등을 활용해 해외사업 확대용 자금조달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보험사가 해외 보험업 및 비보험업 자회사를 설립한 후 안정적인 초기 정착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산운용 지원을 강화할 방안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오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투자일임업 겸영이 가능하므로 투자일임업 등록을 통해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산운용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일임업이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 등에 대한 투자 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투자자별로 구분해 투자자의 재산 상태·투자목적을 고려한 뒤 금융투자상품 등을 취득·처분하는 방법으로 영업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금융회사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및 현지 영업 확대를 제한해 왔던 규제 사항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규제 개선안에는 보험사의 은행 등 해외 금융사 소유 가능, 보험 영업에 필요한 영업기금 납부를 현지 은행의 신용장제도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향후 보험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영업 비용 절감 등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