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3사 모두 신입사원 채용에 돌입한 상태다. 우선 HD현대는 조선해양 부문을 비롯해 건설기계, 정유화학 등 12개 계열사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전 계열사 채용 규모는 500여명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100여명, 삼성중공업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3월 진행된 '상반기 공개채용'보다 더 많은 인원을 채용할 방침이다.
조선업계가 공개 채용에 힘을 쏟는 이유는 차세대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선박 개발 등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과거 30%가량 차이 나는 가격에 선박을 수주하던 중국 조선사들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 기술력이 개선되며 한국 조선사와 선가 차이를 좁히고 있어서다.
다만 국내 조선 3사 모두 인력 충원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보유한 연구·설계 인력은 지난해 기준 약 9400명이다. 2014년 조선업계 호황기 대비(1만4000여명) 3분의 1가량 줄었다. 최근 1년간 조선 3사는 총 1300명 가량 충원했으나 여전히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연구·설계 인력 확보는 가장 더딘 편이다. 오랜 불황과 타 산업군 대비 저임금 구조로 차세대 연료 선박 개발에 필요한 핵심 인재들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고임금 첨단 산업군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해양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의 2분기(4~6월) 이슈리포트를 살펴보면 조선업의 오랜 불황으로 조선해양산업 학과 졸업생 중 관련 업종 취업 희망자가 크게 줄었다. 또 복수전공을 통해 AI 등 다른 산업군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생산직군 인력도 여전히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 공급난 해결을 위해 상반기에만 내국인과 외국인을 합쳐 1만명을 채용했지만 높은 노동강도와 타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로 인해 여전히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형 조선사들의 경우 인력난으로 인해 경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최근 조선 3사의 '인력 빨아들이기'로 인해 인력난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조선사들이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급여와 처우 개선에 힘을 쏟으면서 인재가 한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3년 상반기 중형조선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중형 조선사가 올해 상반기 따낸 중형선박 수주량은 12만CGT(표준선 환산톤수·6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0%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중형 조선사로 묶이지만, HD현대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의 중형선박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3.0% 증가한 40척(89만CGT)에 이른다.
중형 조선사 관계자는 "독(dock)에서 생산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직 인력이 부족하다"며 "정부 지원과 확실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