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신세계그룹이 이르면 이번 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로 실적이 저조해지자 조직 쇄신을 서둘러 진행하는 모습이다. 경영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안정’보다는 문책성 인사 등 인적 ‘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통상 10월에 인사를 시행해왔으나, 올해 롯데·현대 등 주요 유통 대기업 가운데 가장 빨리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관전 포인트는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의 거취다. 지난 2019년 말 외부 출신으론 처음으로 이마트 수장에 오른 강 대표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연장됐다. 하지만 최근 실적이 부진한 상황으로 위치가 불안해졌다.
이마트의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은 14조40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3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SSG닷컴도 적자폭은 322억원 줄인 340억원을 기록했지만 순매출액이 8483억원으로 1억원 증가해 제자리걸음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마트와 SSG닷컴의 실적이 좋지 못하면서 인사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한번 더 신임하며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후 실적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하자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대표이사들의 거취 여부도 주목된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유신열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대표, 김장욱 이마트24 대표 등이 대상이다.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상반기 매출 99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조5853억원의 매출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37.2%가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매출을 전담했던 따이궁(보따리상)들이 송객수수료율 인하 정책으로 대거 이탈한 결과다. 그러나 수수료율 축소로 오히려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신세계그룹의 연결기준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이마트24의 경우 상반기 매출 1조755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마케팅과 정보기술(IT) 등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면서 비용이 소요됐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사업 영역과 인지도를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다고 평가를 받으면서 김 대표의 연임 여부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다만 이번 정기 인사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인사 일정이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