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신세계가 지난 1분기에 이어 올해 2분기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와 고정비용 증가로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뒷걸음질 쳤다. 다만 백화점이 10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연결 회사들의 영업이익이 개선된 점은 위안 요소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5759억원으로 16% 줄었고, 순이익도 787억원으로 4.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누계로는 매출이 3조1393억원, 영업이익이 3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8%, 14% 줄었다.
이번 실적은 고물가와 소비 침체 등 악재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데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 현상 발생에 기인한다.
그러나 백화점의 경우 매출이 소폭 상승해 10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백화점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628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3.9% 감소한 921억원에 그쳤다.
주력 점포인 강남점 등의 재단장을 통한 공간 혁신과 물하기·반찬 구독 등 온라인 콘텐츠 강화가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다만 물가 상승으로 연동된 관리비, 판촉비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면세점과 호텔 부문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면세점 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는 매출이 4851억원으로 40.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0.1% 급증한 4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계 다이궁(보따리상)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인하 영향이 컸다. 수수료가 내려가자 다이궁과의 거래가 줄면서 매출을 적잖은 타격을 받았으나 수수료가 절감된 만큼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됐다.
호텔 계열사인 신세계센트럴시티도 여행 수요 회복에 따른 투숙객 증가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91억원, 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4%, 33.8% 증가한 수치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3338억원·13.1%↓)과 영업이익(184억원·52.5%↓)이 모두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셀린느 등 해외 핵심 패션 브랜드와의 계약 종료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까사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신세계는 하반기 오프라인 공간 혁신과 온라인 콘텐츠 강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백화점은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영패션 전문관, 경기점 생활전문관 등을 재단장하고 온라인에서는 선물하기 코너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하반기 패션·뷰티 부문에서 각각 3개 이상 신규 수입 브랜드를 선보이고, 신세계까사는 신규 점포 오픈 및 신제품 출시 등으로 영업효율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고금리·인플레이션 등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의 외형 성장과 디에프, 센트럴시티 등 연결회사의 내실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며 “오프라인 공간 혁신과 온라인 콘텐츠 강화를 통해 본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