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푸드테크(Food Tech)’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식품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1세기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이 접목된 4차 산업기술이다. 대체육(대안육), 곤충 단백질, 발효육 등이 이에 속한다.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푸드테크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2720억 달러(약 325조원)에서 2025년 3600억 달러(약 470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는 2017년 27조원에서 2020년 61조원 규모로 연평균 31% 증가했다.
식품과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산업이 미래 식품산업 신성장 동력 중심축에 섰다. 식품업계는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직접 협업에 나서는 등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대체식품 소재와 기술 연구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게임체인저 된 ‘대체육’, 국내 식품업계 휘어잡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푸드테크를 기반으로 한 대체식품 개발에 한창이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단연 대체육이다. 대체육의 종류는 크게 식물성 대체육, 균류 단백질 식품, 배양육(동물의 세포를 배양) 등을 들 수 있다.
aT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은 올해 27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물성 대체육은 콩이나 밀·버섯·호박 등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육류와 비슷한 형태와 맛·영양이 유사하게 제조된다.
식품기업들은 푸드테크를 기반으로 한 식물성 단백질 등 각종 대체식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21년 7월 고기 맛을 구현한 식물성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한 데 이어 최근 식물성 대체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선보이며 대안식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를 통해 식물성 재료를 만든 버거를 출시하고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에서 베러미트를 넣은 피자빵 등 판매 상품 종류를 늘리고 있다. 지난 7월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에서 선보인 ‘베러미트 피자빵’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만개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2월 출시 이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량 600만여개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배양육 투자를 확대하며 대체식품 원료 및 기술 고도화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 식품소재, 대체·배양단백 등을 연구하는 FNT(Food&Nutirition Tech) 사업부문을 신설하고 미래 식품소재와 뉴트리션 솔루션 등 분야 육성에 나섰다.
풀무원 역시 지난해 8월 선보인 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을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신제품 식물성 런천미트, 실키(Silky) 두유면 등 품목 수를 늘렸다. 이에 식물성 간편식의 상반기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5.7%를 기록했다. 풀무원식품은 오는 2026년까지 지속가능 대체식품을 식품 전체 매출의 65%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풀무원은 배양육 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0년 미국 해산물 배양육 스타트업 ‘블루날루’와 세포 배양 해산물 국내 도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 초 국내 배양육 개발기업 ‘심플플래닛’과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해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푸드테크를 활용한 해산물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세포배양 해산물은 어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생물반응기를 통해 배양한 후 3D프린팅 과정을 거쳐 용도에 맞는 형태의 식품으로 만들어진다.
풀무원은 안정적인 김 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한 김 육상양식 기술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해상에서 양식하던 김을 육상의 대형 수조에서 양식하는 방식이다. 풀무원은 1톤 크기의 대형 수조를 구축하고 김을 양식하는 데 성공했으며, 올해 내 10톤 크기의 대형수조를 설계 및 구축해 육상양식 기술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있지만 2027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