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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부당·과도 노조활동' 서교공 등 서울시 산하기관, 줄줄이 노동청 고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희승 기자
2023-10-13 16:49:18

공공감사담당관 "연초에 이름과 활동시간 제한한 명단 제대로 작성해야"

서울시청사 사진서울시
서울시청사 [사진=서울시]

[이코노믹데일리] 서울교통공사(서교공) 등 서울시 산하 기관 5곳이 법령상 근로시간면제 인원 또는 시간을 한도 초과 운영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됐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 근로시간면제제도 운영현황 조사' 결과를 통보했다고 12일 밝혔다. 

근로시간면제는 근로자 대표의 조합활동이나 노동관계법상 대표활동을 위한 시간을 임금손실 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이번 조사는 노동조합이 있는 서교공 등 산하기관 23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해당 기관에서 연간 허용 면제시간 한도를 초과 운영하거나 근로시간면제자(근면자) 복무관리가 미흡했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서교공·서울시설공단(시설공단)·서울시120다산콜재단(120재단)·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비스원) 등 4곳은 인원 한도를, 서울의료원은 시간 한도를 초과 승인했다.

'노동조합 및 노사관계조정법령(노동조합법)'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법령상 근면시간 사용 가능 인원은 서교공은 풀타임 16명, 파트타임 병행 시 32명이다. 그러나 서교공은 파트타임 311명을 사용해 기준보다 279명 초과했다.

시설공단은 지난 2020년 기준 사용 가능 인원인 풀타임 5명을 1명 초과했다. 120 재단은 파트타임 27명을 승인해 지난해 기준보다 21명 초과했고, 서비스원은 파트타임 10명을 사용해 기준보다 4명 넘어섰다. 

서울의료원은 지난 2020년 기준 근면시간 사용한도인 1만 시간보다 160시간 초과 사용했다. 

적발된 기관들은 노동조합법 제81조를 위반한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지난달 25일 노동청에 고발 조치됐다.  

또한 해당 조사에서 서교공·서울물재생시설공단(물재생공단)·서울주택도시공사(SH)·서울시복지재단(복지재단)·서울시여성가족재단(여성재단)·서울시립교향악단(시향)·서울시50플러스재단(50플러스)·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공공의료재단) 등 8곳은 근면자 복무관리 미흡으로 적발됐다. 

파트타임 근면자는 노조 업무 수행을 위해 사용자 측이 승인한 근면시간 외에는 정상근무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 감사 결과 지하철역 순회점검 등을 맡은 서교공 노조 간부 6명이 게이트를 통과한 기록이 부재했다. 

지난해 8월 1일부터 지난 5월 31일까지 서교공 근면자 출입기록이 없는 일수는 근무 지하철역별로 잠실역 113일, 중계역 93일, 학여울역 122일, 합정역 113일, 김포공항역 77일, 홍제역 1일로 집계됐다. 

물재생공단 노조원은 평일 오후 근면시간 사용 승인을 받은 뒤 특정일에 종일 사용해 적발됐다. SH·복지재단·여성재단·시향·50플러스·공공의료는 근면시간 사용 승인 시 시간·사유·복무관리를 점검하지 않고 운영했다. 

서울시는 각 기관에 경고 조처하고, 위반사항이 확인된 노조원을 징계하고 부당지급한 급여를 환수하도록 요구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노조활동을 과도하게 보장하거나 노조편향적으로 제도를 운영한 기관도 적발됐다. 

노동조합법상 근면자 외 조합원에게 예외로 인정되는 유급 노조활동은 근로제공의무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단체협약으로 정할 수 있다. 근면자는 유급 노조활동이 제한되지만, 서교공 근면자 181명이 단체협상 유급 노조활동도 함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교공에서 최근 5년(2018년 6월~2023년 5월) 동안 근로시간면제와 유급 노조활동을 둘 다 사용한 인원은 △2018년 147명 △2019년 174명 △2020년 148명 △2021년 168명 △2022년 181명으로 기록됐다. 연간 유급 노조활동 총 사용일 수는 지난 2018년 1759일, 지난해 4418일로 4년 사이 약 2.5배 증가했다. 

단체협약을 체결한 조사 대상기관 23곳 모두 근면시간을 보장하고도 근무시간 중 노조총회, 운영·집행위원회, 회계감사, 선거, 노조교육 등 노조활동에 과도한 유급을 제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노사 간 협의를 통해 단체협약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 노동이사제도의 운영대상, 위원 수, 임기, 자격 등이 중앙정부보다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앙정부 노동이사제 대상은 공기업과 일정 규모 이상 준정부기관인 한편, 서울시는 100명 이상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100명 미만일 시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 위원정수도 중앙정부는 1명이고 서울시는 300명 이상은 2명 이내, 300명 미만은 1명이다. 중앙정부 임기는 2년, 서울시는 3년으로 정했다.

비상임이사에 업무추진비를 지급할 근거가 없음에도 서울신용보증재단, 세종문화회관, 서울문화재단, 120재단, 서울관광재단 등  5곳이 업무추진비를 편성·집행한 사실도 이번 조사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노동이사제 운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예산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 공공감사담당관 관계자는 "근로시간면제 인원·시간 초과나 유급 노조활동 부정 사용 등을 막기 위해서는 연초에 명단을 제대로 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률상으로 인원 등 노조활동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누구냐를 정하지 않아서 이런 사달이 난 것"이라며 "이름과 시간을 정해두면 그 사람은 근로면제시간 한도 내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 이걸 하지 않아서 유급 노조활동도 병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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