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은 기준금리를 3.75%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크고 목표치(2%)에 수렴하는 시기가 길어졌기에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나머지 1명은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이런 데 더해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지난 8월 예측한 물가 하락 전망 경로보다는 속도가 늦어지지 않겠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내년 12월 말 물가상승률 2%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그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속도가 지난 8월 예측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현재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등을 보면 기준금리가 긴축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중립금리 등을 보면 긴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금융상황지수 등을 볼 때 통화정책이 긴축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긴축 수준이 아니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미국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제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가지 않느냐고 하는 것은 이번에 안 올릴 것이라는 게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가속해서 올리던 상황에서 지금은 올려도 한 번 정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는 면에서 안정되는 국면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서 어떤 의미인지 봐야 할 것 같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이 4.5%에서 밑으로 볼지 아닐지는 오는 11월 경제성장 전망 때 같이 말씀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금통위는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 2·4·5·7·8월에 이어 이번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묶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