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OO중앙회 '횡령' 저격 배치…금감원, "임직원 직접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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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2023-11-07 10:04:20

상호금융권 사고 4년간 511억…법 개정 요청

고발 누락 사전방지…솜방망이 오명 탈피 주목

사진농협중앙회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 전경 [사진=농협/자료사진]
[이코노믹데일리] 단위 조합과 지역금고 등 상호금융권 금전사고를 막기 위해 당국이 '직접 개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은행, 증권사 등 다른 금융업권에서 문제 발생 시 임직원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지만, 상호금융권 대상으로는 현행법상 관련 규정이 전무해서다. 

특히 고객 돈을 훔치는 횡령과 배임 사고가 최근 상호금융권에서 잇따른 점을 겨냥, 당국은 각 중앙회가 선(先) 고발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7일 현재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요청 받은 상호금융업법 개정 조항들을 검토 중이다. 해당 업권에서 횡령 등 사고 발생 시 금감원이 각 중앙회 조사 또는 입장과 상관없이 우선적으로 직접 제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게 핵심이다. 

당국이 이처럼 특단의 조치를 실행하려는 근거는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매년 발생하는 금전 사고 규모가 역대급을 기록하면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집계된 사고 규모는 511억여원에 달한다. 윤 의원과 금감원은 그간 상호금융권이 은행권에 비해 관리·감독 체계가 일원화 돼 있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내부통제 시스템에 허점이 많았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실제 상호금융권 금전 사고의 경우 중앙회가 개별 조합을 감독 검사한 뒤 알아서 고발 조치까지 취하는 경우가 다수였는데, 이는 지역에 소재한 조합이 직제상 중앙회 통제권에 속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정이 이렇자 제 식구 감싸기식 자체 제재에 그치거나 징계 수준 역시 '경징계'가 태반이었다. 당국은 "아예 고발 조치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도 많았다"며 "이번 법 개정 추진과 함께 금전 사고 발생 시 중앙회가 무조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도도 실시했다"고 전했다.

상호금융업법 개정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국은 각 중앙회에 경각심을 제고시키는 한편 사후 징계 수위도 높여야 할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횡령·배임 사건 발생 시 금액과 관련 없이 무조건 고발하고 면직 처리를 하게 돼 있다"며 "상호금융권도 사고 시 고발로 사법부 판단을 받게 해야지, 중앙회에서 임의대로 결정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 감독규정의 경우 금전 사고로 정직이나 감봉 조치를 받은 후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유사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다른 업무로 이동하게 돼 있다"며 "이에 비해 상호금융권은 제재받고도 똑같이 돈을 다루는 업무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 내규를 고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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