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리튬이온 배터리팩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139달러로 지난해 161달러보다 14% 하락했다. 2018년 가격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 수년 간 기술 혁신으로 배터리 가격이 하락했지만 올해는 원자재 가격, 특히 리튬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원자재 및 부품부터 배터리 셀, 팩에 이르기까지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걸쳐 생산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도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 주효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 위축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배터리 생산량만으로도 글로벌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과잉 상태"라며 "이에 따라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생산 목표를 축소하고 있으며 배터리 제조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춰 최대 생산 능력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에서 kWh당 126달러로 가장 저렴하며 미국과 유럽에선 중국대비 각각 11%, 20%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유럽 등은 자국 내 배터리 제조 공급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배터리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는 배터리 가격이 원자재 가격의 흐름을 뒤좇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2024년 배터리팩 가격은 kWh당 133달러로 더 내려와 장기적으로 2027년 kWh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배터리 가격이 2022년 대비 4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튬의 과잉 공급에 따른 추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각 국가들이 배터리 공급망을 현지화하려고 노력함에 따라 지역별 배터리 가격 역학 관계는 향후 몇 년 동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배터리와 전기차를 더 저렴하게 만들려면 배터리 용량 확대, 연구개발, 제조공정 개선 등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