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10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롯데온이 대표 자리에 외부 인재를 영입하며 쇄신의 칼을 빼들었다. 기존 나영호 대표가 물러나고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오퍼레이션 헤드총괄이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롯데온의 지속된 적자가 본진인 롯데쇼핑에 부담을 주고 있고 유의미한 점유율 상승이 보이지 않자 시장의 확대보다 재무적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박 신임 대표가 이커머스 업계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누적된 적자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외형 성장도 롯데온에겐 중요 과제다. 박 대표가 내년 어떤 전략을 가지고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턴어라운드를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박익진 롯데온 대표이사를 발탁했다. 박 대표는 1968년생으로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부 최고재무책임자를 거쳐 맥킨지 부파트너로 컨설팅 경험을 쌓았다.
이후 현대카드 캐피탈 담당 전무, ING생명 마케팅 본부장, MBK 롯데카드 마케팅 디지털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맡아왔다.
박 신임 대표가 재무전문가인 만큼 강점을 살려 롯데온의 적자 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쇼핑 사업부 중 이커머스 사업부가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이번 인사는 적자 폭 줄이기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롯데온은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적자에 빠졌다. 롯데온 올해 1분기 영업적자 200억원, 2분기 210억원, 3분기 230억원으로 계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다. 게다가 롯데온의 이커머스 내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며 미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거래액 기준 150조4000억원 규모인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쿠팡(24.5%)와 네이버쇼핑(23.3%)은 절반에 가까운 47.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 뒤를 지마켓(G마켓+옥션+SSG닷컴)과 11번가가 각각 점유율 10.1%, 7%로 뒤따르고 있다. 롯데온이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 수준으로 카카오(5%)에 이어 6번째다.
박 신임 대표에게는 롯데온의 흑자 전환과 함께 업계 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문제는 두자릿 수 성장을 이어가던 이커머스 시장에도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소비침체가 찾아왔다는 점이다.
올 3분기 기준 이커머스 시장 매출 성장률은 9.4%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쿠팡 등 상위권 업체의 성장 폭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면서 후발주자인 롯데온의 반격은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올해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실적 개선을 일궜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는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박익진 대표의 전략이나 방향은 내년 1월1일자로 부임한 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