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가 지난해 해외에서 거둔 보험료(해외원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5263억원)보다 4년새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해외원보험 원수보험료란 해외지점 등에서 직접 인수한 보험계약을 통해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를 의미한다.
이 가운데 해외 사업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 곳은 DB손보다. DB손보는 지난해 5715억원의 보험료를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4개 손보사 해외 원수보험료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DB손보는 1984년 미국령 괌 지점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2015년에는 현지 우량 손보사인 우체국보험회사(PTI)의 지분 37.3%를 인수해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베트남 손해보험 시장 점유율 9위인 BSH, 10위인 VNI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연간보험료 3조8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며 "향후 베트남 및 인도차이나 지역에서 선도적인 보험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타 사들도 마찬가지로 베트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인구 1억명 중 60%가량이 35세 미만의 젊은 층인 데다 빠른 성장세로 소득 수준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앞서 2002년부터 베트남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어 2017년엔 베트남 7위 손보사인 피지코(PJICO)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최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가 신년사에서 글로벌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를 도모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1997년 호찌민사무소를 개소한 이후 2018년 베트남 2위 시중은행 비엣틴은행(Vietin Bank)의 보험 자회사인 VBI의 지분 25%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현재 베트남 전역에 44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진행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설문조사에서 손보사 CEO들은 베트남(36%)과 인도네시아(28%), 인도(12%) 등을 해외사업 확대를 고려하는 국가로 선택하기도 했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7월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으로 해외 자회사의 소유 범위를 확대하고 모회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등 규제를 완화했다.
그 가운데 보험사 대상 해외 진출 관련 감독 컨설팅을 주요 추진 계획으로 내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