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총에는 주주와 기관투자자, 임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한 부회장 주재로 진행된 주총은 주주들의 질문이 쏟아지며 1시간을 훌쩍 넘겨 끝났다.
주주들은 시작부터 날카로운 질의와 뼈아픈 질타를 쏟아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7만3000원 안팎에 머무른 점과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선두를 빼앗긴 데 대한 대책을 주로 물었다.
삼성전자는 실적과 사업 계획 등 현안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자 경영진이 직접 주주의 질문에 답하는 '주주와의 대화'를 따로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인 한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경계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사장,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 등 13명이 나왔다.
주주와의 대화에서 한 주주는 반도체 흑자 전환 시점과 관련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어느 정도로 (실적이) 개선될지 답변해 달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경계현 사장은 "1월부터는 흑자 기조로 돌아왔다고 본다"며 "액수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매출은)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해 경 사장은 "12나노미터(㎚·1㎚=10억분의1m)급 128기가바이트(GB) 대용량 모듈을 개발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주도권을 찾겠다"고 밝혔다.
또한 "2030년까지 기흥 연구개발(R&D)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고 반도체연구소를 2배로 키워 첨단 기술 개발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통합 세트 사업을 하는 DX부문 사업 전략도 언급됐다. 한 부회장은 "집안에서는 갤럭시 폰이 리모콘이 돼 집안의 모든 기기를 제어하거나 스마트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으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기 간 연동을 통한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 S24에 탑재된 온 디바이스 AI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앞선 질문자와 다른 주주는 "갤럭시 S23 FE(팬에디션)과 갤럭시 S22 시리즈는 하드웨어 성능에 거의 차이가 없는데 S22에도 AI 기능이 업데이트 예정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AI는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뿐 아니라 기기 자체에서 구현되는 온 디바이스 AI"라며 "하드웨어 성능을 감안해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