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이른바 '순정 내비'로 불리는 제조사 자체 탑재 시스템과 서드파티(제3자 제공) 앱으로 나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90% 점유율을 무기로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서드파티 앱 중에서는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티맵이 절대 강자로 군림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말 출시한 '디 올 뉴 그랜저'를 시작으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핏)'를 적용하고 있다. ccNC는 무선 업데이트와 차내 결제, 팟캐스트는 물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까지 갖춰 순정 내비 중 최강자 지위를 굳혔다.
편의성과 디자인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ccNC는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상(賞) 중 2가지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부문을 각각 석권했다.
화면이 달려 있는 데 만족해야 했던 초창기 순정 내비와 비교해 길 안내 정확도나, 반응 속도, 경로 탐색 능력 등 대다수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풍부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덕분이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스마트폰 내비 이용자 비율은 국산차가 25%로 수입차(62%)의 절반도 안 됐다. 2022년 기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운전자의 순정 내비 이용률이 각각 74%, 69%, 81%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티맵 오토는 스마트폰 티맵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게 최대 장점이다. 개발 과정에서부터 수입차 브랜드와 협업해 운전자가 불편을 느끼는 지점을 정확하게 잡아냈다는 평가다. 도로 신호 정보 연동과 안전운전 습관 관리, 운전자 맞춤형 차량 설정(루틴) 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에 탑재된 티맵 오토는 목적지 도착 후 예상 배터리 잔량까지 알려준다.
초기 스마트폰 내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카카오내비는 운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연동 기능인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카카오내비만 쓸 수 있어 이용자를 늘렸으나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앞선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 카카오내비 점유율은 2022년 18%에서 지난해 12%로 쪼그라들었다. 기능 업데이트가 잘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오류가 잦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