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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철강업계 '수소환원제철' 2030년 상용화 어려울 것 …"정부 지원 늘려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임효진 기자
2024-03-28 16:52:59

수소환원제철 R&D 지원금 269억원 불과

유럽, 일본 등 정부 지원규모·실증계획 월등

장인화 회장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략기획투자협의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략기획투자협의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탄소중립을 앞세운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산업의 핵심 소재인 철강은 공정의 탄소중립을 이뤄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철강 산업은 국내 산업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9%를 차지해 국내 탄소중립 달성 가능성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의 탄소중립 투자를 촉진하려면 세제·자금·인프라 등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현재까지 나온 정책으로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탄소 철강 생산을 위해서는 공정 설비 전환이 불가피한데 정부의 지원 금액이 유럽, 미국, 일본 등과 비교했을 때 낮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 기술 개발 사업’을 비롯한 10건을 신규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가 수소환원제철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을 산업계와 산업부가 요구액의 3.4%인 269억원만 반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정우 당시 포스코 회장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2035년 이후 상용화를 바라본다”고 하면서 기존 계획보다 5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장인화 신임 회장도 “(탄소중립은) 우리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국가와 기업이 함께 적극적으로 R&D 투자부터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지난 21일 말했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은 정부의 저탄소 철강 생산 전략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현재 책정된 지원 금액으로는 공정 설비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정부 지원과 실증 계획이 한국보다 월등하다는 것이다.

독일 정부는 지원금과 자체 투자를 통해 연간 10만톤(t) 규모의 수소로만 환원하는 직접환원철(DRI) 제조 설비를 오는 2026년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는 함부르크 공장에서 연간 100만t의 무탄소 철강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함부르크 공장 설비 비용의 절반인 5500만 유로(약 756억원)는 독일 정부가 직접 지원한다. 

일본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2345억엔(약 1조 5590억원)을 투자해 기존 대비 탄소배출량 50% 이상 저감하는 기술을 실증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2030년까지 포스코가 추진하는 하이렉스(HyREX) 기술로 연간 100만t의 철강을 생산한다고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탄소 감축량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엄지용 카이스트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는 ‘한국 철강 부문의 2050 탄소중립 경로’ 보고서에서 “현 정책이 지속되는 경우 2050년에 철강 산업에서 약 9000만t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돼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그린 수소 생산량을 늘리는 중장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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