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혐의로 체포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검찰의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SPC그룹은 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허 회장이 건강 상태가 호전되면 검찰에 출석하려 했고 이런 사정을 소상하게 검찰에 소명했으나 검찰이 허 회장의 상태를 무시하고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제3부로부터 지난 2월 18일 오전 9시 30분까지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같은달 25일 출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위한 행사인 파스쿠찌사와 업무협약(MOU) 체결 일정을 고려한 것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거부했고 3월 19일과 21일 연이어 출석을 요구하자 3월 25일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SPC 측은 “고령에 행사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된 데다 검찰 조사 스트레스로 건강 상태가 악화해 조사 시작 한 시간 만에 응급실로 후송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담당 전문의는 공황 발작 및 부정맥 증상 악화 가능성이 높아 2주간 안정 가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허 회장의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3월 29일 다시 출석을 요구했고, 응급조치가 가능한 병원으로 출장 조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검찰 조사를 회피하거나 지연하고자 할 의도가 없음에도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는 반복되는 출석요구와 불출석 상황들을 마치 불응하는 것처럼 언론에 공개됐다”며 “오히려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SPC가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하고, 해당 노조위원장 A씨에게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를 하거나 성명을 발표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먼저 구속기소한 황재복 SPC 대표이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SPC가 검찰 수사관을 통해 수사 정보를 빼돌린 과정에 허 회장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