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는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할 당시 애플 아이폰과 비슷한 제품 외관과 사용자경험(UI)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샤오미 'Mi 4'는 둥근 외형과 각진 알루미늄 베젤(테두리), 수화부 스피커 등이 아이폰 5S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운영체제(OS) 디자인 역시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자체 개발했다고 했으나 아이폰에 탑재된 iOS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스마트폰 시장 형성 초창기 디자인과 기능의 유사점 둘러싸고 크고 작은 소송전이 잇따랐다. 삼성전자가 2011년 판매한 갤럭시 S 시리즈에 대해 애플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특허 소송을 낸 게 시발점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장기간 여러 건의 소송과 맞소송을 벌이며 주도권 싸움을 해왔다. 애플은 샤오미를 향해서는 별다른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그 배경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디자인과 관련한 표절 시비가 법정 분쟁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일본 혼다가 2004년 중국 한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자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 외관을 복제했다며 소송을 냈는데, 이게 그나마 최근 사례다.
서로 다른 제조사 간 자동차 외관이 비슷해 논란이 된 사례는 잦은 편이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전조등), 후면 번호판 배치와 리어램프(후미등) 형상이 주로 닮은꼴 의심을 받았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기아 오피러스가 재규어 S타입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현대자동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이 벤틀리 벤테이가와 닮아 화제가 됐다. 실제 GV80 디자인을 주도한 루크 동커볼케 당시 현대차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이상엽 디자인센터장이 벤틀리 출신이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SU7 포르쉐로부터 소송을 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동차 디자인은 안전성과 기능성을 갖추면서 출시 대상국의 각종 규제를 충족해야 해 생각보다 제약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자동차 외관도 시대에 따라 유행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회사가 다른 회사 차량 디자인을 참고하는 일이 일종의 관례처럼 받아들여진 탓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 유사성을 가지고 소송으로 가더라도 완벽히 똑같이 베끼지 않는 한 법원이 표절을 인정하는 사례가 드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