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영의 뷰파인더] 고동진·공영운 '희비'…기업 출신 '정치 신인' 앞날은

[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나 취재 현장에서 보고 들은 시시콜콜한 얘깃거리를 들여다 본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기업 출신 정치 신인의 국회 입성 여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각 정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정치인으로 변신을 꾀한 후보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배지 사냥에 성공한 당선자와 고배를 마신 낙선자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시선이 모인다.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서울 강남구병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고 당선자는 '갤럭시 신화'로 각인된 전문가 이미지와 보수 강세 지역이란 특성에 힘입어 득표율 66.28%로 무난하게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서울 강남구병은 대치동·도곡동·삼성동으로 이뤄져 교육과 개발 이슈의 상징과 같은 지역구다. 이른바 '강남 8학군'에 속하는 휘문고·경기고·숙명여고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사교육 메카로 소문 났다. 또한 은마아파트로 대표되는 재건축 문제와 함께 코엑스·서울종합운동장을 잇는 마이스(MICE·전시 컨벤션) 복합단지 사업이 최대 현안이다.

고 당선자 역시 이들과 관련한 공약을 핵심으로 내세운 만큼 관련 상임위원회에 배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제21대 국회 원 구성 기준으로 볼 때 교육위원회나 국토교통위원회가 해당 상임위다. 그러나 삼성전자에서 IM부문(현 DX부문 MX사업부) 대표이사로서 모바일 사업을 이끈 점에 비춰 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로 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는 별개로 고 당선자 지역구인 삼성동에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출신으로서 현대차그룹 역점 사업인 GBC 건립을 지원하는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서다. GBC는 MICE복합단지 개발의 한 축이기도 하다.

고 당선자와 나란히 정치권에 데뷔한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은 낙선했다. 공 전 사장은 수도권 반도체 벨트 핵심인 경기 화성시을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맞붙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 후보에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개표 후반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공 전 사장은 선거 막판 자녀의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지며 39.73%를 얻는 데 그쳤다. 공 전 사장의 향후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공 전 사장과 같은 지역구에서 3위를 한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는 '원대 복귀' 여부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 후보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연구원이 본래 직업으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휴직했다고 전해졌다.

한 후보는 일찌감치 정치에 뜻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화성에 거주하며 화성미래혁신포럼 초대 사무총장, 사회적협동조합 청년서랍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20대 대선에선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청년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도 한 후보의 복직을 둘러싸고 여러 말이 오간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