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층간소음 저감이 곧 브랜드... 건설사, 신기술 개발에 '사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4-05-02 06:29:00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건설현장 모습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건설현장 모습[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정부가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아파트에 대해 '준공 승인 불허'라는 강수를 꺼내 들면서 층간소음이 주택의 품질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설사들은 전담 연구시설 및 연구팀을 두는 것은 물론, 자동차, 우주·항공 등에 쓰이는 첨단기술까지 동원하는 등 층간소음 해소를 위한 기술개발에 고군분투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층간소음을 측정하고 있다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층간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복합 연구 실증시설인 'H사일런트 랩'은 최근 층간소음 저감 시스템 4종 세트를 개발했다. 이른바 'H사일런트 솔루션 패키지'다.
 
이 패키지는 고성능 바닥 완충재인 'H 사일런트 홈', 진동을 감소시키는 기술인 'H 사일런트 프레임', 보행 시 발생하는 진동·소음의 방사를 저감하는 'H 사일런트 하이테크', 진동이 발생하면 이를 입주자에게 알리는 'H 사일런트 케어'로 구성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실제 거주 조건의 시뮬레이션 평가기법을 확립해 층간소음에 취약한 주파수 대역을 도출하는가 하면 자동차, 우주·항공 등의 분야에서 활용 중인 해석기법까지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우선 바닥시스템인 'H사일런트 홈'을 올해부터 실제 현장에 적용한 뒤 점차 대상 단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래미안 고요안安 LAB이하 고요안랩 연구진들이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래미안 고요안(安) LAB(이하 고요안랩) 연구진들이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업계 최초로 층간소음 전문 연구소 ‘래미안 고요안(安) 랩(LAB)’을 열고 층간소음 기술개발에 나섰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미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 등급 평가에서 경·중량 충격음 모두 1등급 인증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이를 바탕으로 바닥재 성분과 구조, 신공법은 물론,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과 현황을 분석하며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용인기술연구소에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친환경건축연구팀을 두고 층간소음 방지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미 지난해 1월 '층간소음 1등급'을 받은 4중 바닥구조를 개발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콘크리트 슬래브 위 바닥마감 두께를 기존 110∼120㎜에서 140㎜ 수준으로 늘리고, 고탄성 완충재를 적용해 한층 더 층간소음을 줄인 5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실제 현장 적용이 어려운 다른 층간소음 저감 공법과 달리 대규모 아파트 현장에 시공할 수 있으면서도 바닥 품질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GS건설은 충격 진동을 줄이는 '방진마운트 바닥구조' 특허 등록도 마쳤다. 일반적으로 기계실 바닥에 적용하던 방진마운트를 아파트 바닥에 적용, 층간소음을 대폭 줄였다.
 
GS건설은 성능 개선작업을 거쳐 공인인정서를 받은 뒤 순차적으로 신축 아파트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총 5단계의 차음 구조로 구성된 디 사일런트 바닥구조를 개발했다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총 5단계의 차음 구조로 구성된 '디 사일런트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2021년 자사가 보유한 12개 특허기술을 집약, 총 5단계의 차음 구조로 구성된 '디 사일런트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바닥 판에 완충 성능을 부여하고 이중 공기층 바닥 완충재와 특수 모르타르, 진동 방지용 콘크리트 슬래브를 적용해 잔여 진동을 잡는다.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에 특화한 '바닥 차음 시스템'을 개발했다.
 
방진 모듈판과 고비중 시멘트 반죽, 발포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신소재를 활용한 복합 차음 구조를 통해 구현한 새로운 공법이다.
 
2004년 이전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바닥 두께가 120∼150㎜ 수준으로 얇은 데다, 당시에는 층간소음에 대한 별도의 법적 기준도 없어 대체로 소음에 취약한 구조다.
 
포스코이앤씨가 개발한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신축 공동주택(바닥 두께 210㎜)과 같은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LH와 민간건설사 7곳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 기술협력 MOU를 맺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LH와 민간건설사 7곳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 기술협력 MOU를 맺고 기념촬영을 했다. [연합뉴스]
 
층간소음 해소 기술 개발을 위해 공공과 민간이 손을 잡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3월 현대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 7곳과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소를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이러한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H와 건설사들은 기술협력을 통해 바닥충격음 저감 구조와 천장 차음기술 등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교류하고, 현장실증을 통해 실질적인 감소 효과를 확인키로 했다.
 
또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바닥충격음 저감 바닥 구조를 개발해 중소 건설업체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에 올인하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와도 관련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분양 공고에도 층간소음 저감기술 수준을 공개하고 있다"며 "이제는 기술개발이 바닥 보강 수준을 넘어 벽, 천장 등 총체적인 기술로 나아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을 위한 전담팀을 운영 중"이라며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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