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인도한 ‘싱가포르 익스프레스'호는 고망간강 소재 LNG 연료탱크를 탑재한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선박에는 한화오션과 포스코가 공동 개발한 고망간강 기반 LNG 연료탱크 ‘맥티브(MCTIB·High Manganese steel Cargo Tank Independent Type-B)’가 적용됐다.
기존 연료탱크는 영하 163도의 LNG를 견딜 수 있는 인바(니켈 합금강), 알루미늄, 스테인리스강 등을 주로 연료탱크 소재로 사용했다. 이 재료들은 고가의 니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됐다. 여기에 강도는 약하고 가공도 까다로워 사용에 제약이 많다는 단점도 있었다.
한화오션은 맥티브에 니켈보다 약 열 배 정도 저렴한 망간을 사용해 연료탱크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대폭 줄였다. 특히 고망간강은 가공도 용이해 기존 소재 대비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망간강은 2022년 국제해사기구(IMO)에서 극저온 화물·연료탱크 소재로도 인정받았다. IMO는 선박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극저온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엔 일정한 규격을 갖춘 소재로 연료탱크를 제작하도록 규정했다.
향후 고망간강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면 맥티브는 한국 조선업의 국제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인도로 한화오션의 앞선 LNG 관련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됐다”며 “선박 기자재 국산화를 통해 K-조선의 기술력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한화오션은 컨테이너선 2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4척 등 총 36척의 고망간강 연료탱크 탑재 선박을 수주했다. 이 중 싱가포르 익스프레스호를 포함한 컨테이너선 5척과 VLCC 14척을 선주에게 이미 인도했고 나머지 17척은 건조 중이다.